국내 디지털 카메라시장이 올 4.4분기를 기점으로 가전, 컴퓨터 주변기기, 카메라 및 필름업체를 중심으로 3파전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신규 참여업체가 줄을 잇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시장은 현재까지 10여개의 업체가 진출, 시장 선점경쟁에 돌입한 상황인데 장기적으로는 기술, 마케팅 측면에서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을 살릴 수 있는 가전, 카메라 및 필름업체, 컴퓨터 주변기기업체들간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독자모델을 개발하고 디지털 카메라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는 그동안 축적된 캠코더 개발 및 생산 기술을 디지털 카메라사업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또 양사는 각각 수천개에 달하는 가전 및 C&C 대리점을 디지털 카메라 유통망으로 활용할 수 있어 카메라 및 필름업체나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항공, 아남인스트루먼트, 한국후지필름, 한국코닥, 아그파코리아 등 카메라 및 필름업체들은 기존 카메라 및 필름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기득권으로 활용하면서 디지털 카메라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있다. 그러나 가전업체들에 비해 유통망이 열세인 점을 보강하기 위해 관련업체와 제휴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의 경우 복사기시장에서 탄탄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캐논과 한국코닥, 아그파 코리아 등은 전자출판업체나 디지털 포토숍 등 사진, 출판 전문업체들과의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휴렛패커드(HP), 엡슨 등 컴퓨터 주변기기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들도 디지털 카메라와 디지털 사진 전용 스캐너와 전용 프린터 등을 앞세워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휴렛패커드는 일본의 코니카와 공동 개발한 35만화소급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스캐너, 사진프린터로 구성된 「디지털 홈포토 시스템」을 출시했다. 프린터로 유명한 일본 엡슨도 한국에 디지털 카메라와 관련 주변기기를 전담하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이 업체들은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확대되면 스캐너, 프린터 등의 수요도 당연히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아래 디지털 카메라를 자신들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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