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에서는 소매거래 부문을 겨냥한 스마트 카드의 지능화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이들 스마트 카드에는 대금지불, 전자 지갑 기능은 물론 쉽고 간편한 로열티 가산 기능 등 소매점들이 독자적으로 고안해 고객들을 상대로 이윤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부가되고 있다.
스마트 카드는 현금카드나 신용카드처럼 대금지불이 편리하고 이용범위가 넓어 전자 상거래 부문에서 혁명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 업계에서는 스마트 카드의 발전 여지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소매거래 부문으로 이용범위를 넓혀갈 경우 스마트 카드의 발전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근거로는 소매점들은 물론 주이용자인 은행들이 스마트 카드를 기반으로 한 거래에 대해 매우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스마트 카드는 여러 가지 점에서 기존 마그네틱 카드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마그네틱 카드에 비해 사기 등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낮다. 마그네틱 카드보다 제작 비용이 많이 듦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칩에서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기, 위조 등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희박한 등 거래의 안전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스마트 카드는 사전에 금액을 저장하는 이른바 전자 지갑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자 지갑의 경우 물건을 사면 판독기가 스마트 카드에 내장된 금액을 읽어 구매한 만큼의 돈을 빼고 남은 가격을 카드에 곧바로 적어둔다. 미래 현금으로, 소매점들이 빠르게 빠르고 안전하게 저가의 거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로 전자 지갑인 셈이다.
현재 유럽에서 시험중인 스마트 카드를 이용한 전자 지갑서비스에는 비자캐시, 몬덱스, 프로톤 등 3개가 있다.
이밖에 스마트 카드는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에 따라 포인트 누적제와 같은 로열티 제도를 구상할 수 있어 소매점들을 중심으로 이용이 늘고 있다.
소매점에서는 상품 판매 못지 않게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고안된 방안이 로열티 제도다. 이 제도는 고객들이 점수나 쿠폰을 모아 혜택을 받았던 기존 고객 서비스 제도들을 대체하고 있다. 마그네틱 카드도 로열티 제도에 이용할 수는 있지만 쉽게 위조할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소매점들은 스마트 카드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마그네틱 카드는 사용 실적을 누적해 관리하기 위해 중앙에서 관리되는 데이터베이스에 연결돼야 한다. 그러나 스마트 카드를 이용할 경우 카드에 직접 계산이 가능하다. 이는 보다 신속한 고객 서비스와 다양한 소매 계획의 설계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현재 마그네틱 카드 판독기를 이용한 판매시점 관리(POS)는 초보적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독기가 카드 소유자의 데이터를 읽어 키패드를 통해 중앙 컴퓨터의 인증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보낸다.
스마트 카드 시스템은 이같은 과정이 생략됐다. 고성능 판독기가 카드상에서 데이터를 직접 해독하고 암호화한다. 그리고 나면 이미 저장된 데이터와 판독기가 읽은 데이터를 비교, 거래가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같은 기능 때문에 스마트 카드 판독기는 마그네틱 카드 판독기에 비해 매우 비싸다. 또한 스마트 카드를 이용하기 위해 투자되는 장비의 업그레이드 비용도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판독기간 호환성도 갖지 못한 상태다.
이 점이 일부 소매점들이 스마트 카드 이용을 포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스마트 카드의 안전성은 인정하고 있다.
유럽 카드 업계에서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스마트 카드를 기반으로 하는 대금지불 부문의 경우 유로카드마스터카드비자(EMV) 표준을 제정하는 단계에 와 있다.
한편 스마트 카드를 이용한 고객 서비스는 이미 실생활에 도입돼 있다. 카드업체인 슐럼버제는 로열티 제도와 전자 지갑의 역할을 수행하는 저가의 스마트카드 시스템 「마이크로 페이플렉스」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스마트 카드 시스템이 소매점들이 종합적인 판매 및 고객 유지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마그네틱 카드에 비해 월등히 우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소매거래 부문에서는 영국의 쉘이나 네덜란드의 BP 등은 스마트 카드 사용 실적이 충분히 쌓이면 고객들에게 비행기 티켓이나 영화 티켓과 같은 선물을 무료로 주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이 것이 미래 스마트 카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카드가 부상한다고 해서 기존 마그네틱 카드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 카드는 전자 지갑, 로열티 제도 등 다양한 기능을 포괄하면서 기존 마그네틱 카드와 융합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스마트 카드 개발업체 스스로도 스마트 카드의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지금까지 개발된 기능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첨단기능을 부가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날이 첨단 기능을 더해가는 스마트 카드의 개발 종착점은 과연 어디일지 카드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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