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보통신부가 통신개발연구원을 통해 내놓은 「정보인프라 구축 방안」보고서는 실질적으로 지난 95년부터 추진해온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 계획의 수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연도를 2015년에서 2010년으로 5년 앞당기고 전체 투자규모를 당초 45조원에서 31조7천억원으로 1조원가량 줄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수정안의 골자는 「가입자망까지의 완전한 광케이블망 구축」을 추진해온 정부의 초고속망 사업 방향을 「부분적인 광케이블화」로 선회한 것
3천3백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전화가입자를 모두 광케이블로 연결한다는 「이상적인 계획」을 수요의 특성과 경제성을 계산해 수요가 적은 가입자에 대해서는 준 초고속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초고속사업의 대폭 수정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전화망이나 무선가입자망,또는 케이블TV망등 기존의 통신망을 이용해도 상당 수준의 고속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초고속통신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 가입자들까지 광케이블을 연결시켜 불피요한 재원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는 업계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 사업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초고속공중망 구축이 정부의 의도대로 원활히 추진되지 않고 있다는 상황 판단도 이번 궤도 수정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45조2천억원에 이르는 총 투자재원중 42조원이 소요되는 공중망 사업을 모두 민간 재원으로 충단한다는 정부의 생각대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계획의 투자재원부분의 수정내용을 살펴보면 이같은 정부의 의중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민간 투자 부문인 초고속공중망 투자 예산을 당초 42조원에서 28조7천억여원으로 대폭 줄인 초고속사업중 정부 예산으로 추진되는 초고속국가망과 공공응용서비스 사업 분야는 이번 예산 감축 대상에서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중망 투자재원중 특히 가입자 선로의 광케이블화 예산을 큰 폭으로 줄이고 기존 전화선을 이용한 고속서비스(xDSL)와 무선가입자망(WLL),케이블TV 망 활용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여놓았다.
이에 따라 초고속가입자망 구축 방식도 초고속서비스의 수요가 많은 상업지역과 인구밀집지역 등을 중심으로 광케이블 간선망을 선행 구축하고 간선망부터 가입자까지는 수요특성에 따라 FTTO,FTTC,FTTH 방식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됐다.
특히 경제성과 지역환경을 고려해 광케이블과 기존 전화선의 고속, 디지털화 기술,무선가입자망 방식 중 유리한 방식을 선택해 구축할 계획이다.
초고속사업의 방향 수정에 따라 단계별 추진계획에도 다소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올해중으로 마무리되는 1단계사업에 이어 98년부터 2002년까지의 2단계 기간에는 PC통신 예상가입자 1천만명중 75%수준(전화가입자 기준으로 25%)인 7백45만 가입자에 대해 고도정보서비스 이용환경 구축이 추진된다.
이 가운데 6백70만명 정도는 초고속 가입자망으로 수용하되 광케이블 가입자로 2백90만가입자,xDSL방식으로 3백50만,WLL가입자망으로 30만을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약 75만 가입자에게는 기존 전화망의 고도화를 통한 협대역 종합정보통신망(N-ISDN)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03년부터 2010년까지 3단계 기간에는 총 3천3백만으로 예상되는 PC통신 가입자의 90%수준인 2천9백65만 가입자에 대한 고도 정보서비스 이용환경이 구축된다.
이 중 1천9백5만 가입자는 광케이블을 통한 초고속서비스가 제공되고 xDSL방식으로 5백만 가입자,WLL망으로 1백10만 가입자를 수용,총 2천5백15만 가입자에게 초고속 가입자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케이블TV망의 가입자망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투자 비용 과다와 기술적인 문제점을 들어 현실성이 없고 인터넷,주문형비디오(VOD)등 하향 데이터량이 크고 상향데이터량이 적은 서비스에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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