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들이 가전시장의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상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28일 가전3사에 따르면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가전제품을 갖고는 악화된 손익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가전업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대안상품 발굴에 주력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시장창출에 앞장서기보다는 물밑 신경전만 벌이고 있어 상품화나 시장확대가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가전업계는 현재 대표적인 대안상품으로 AV제품 가운데 광폭TV,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플레이어, 디지털 오디오가, 백색가전제품 가운데 식기세척기, 공기정화기, 가정용 음식쓰레기처리기 등을 꼽고 있다.
광폭TV의 경우 디지털TV 시대가 오기전까지 생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상품이며 DVD플레이어와 디지털 오디오는 한계에 이른 VCR와 오디오를 대체할 상품들로 인식하고 있다.
식기세척기, 공기정화기, 가정용 음식쓰레기처리기 등은 달라진 주방문화와 건강 및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상품들이다. 보급률이 2∼3%에 불과해 시장잠재력이 커 해마다 20∼30%의 고성장이 기대된다.
가전3사는 최근 기존 가전제품의 해외생산을 확대하면서 생긴 빈 생산시설에서 이들 대안상품을 생산하면서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가전3사는 그러나 이같은 계획을 선뜻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다.
시장잠재력은 있지만 초기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먼저 투자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광폭TV와 DVD플레이어의 경우 가전3사가 서로 다른 사업전략을 갖고 있어 제품의 출시일정을 맞추고 광고를 집중시키는 등의 공동 붐 조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디지털 오디오의 경우 요소기술의 공동개발이 시급한데도 정보교류가 거의 없다시피한 실정이다.
식기세척기 등에 대해서도 가전업체들은 경쟁업체가 먼저 사업을 본격화하면 뒤이어 뛰어들겠다는 눈치다.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의 경우 불황과 같은 공통 현안이 생기면 서로 모여 이를 극복할 방향을 찾아내고 서로 협조를 아끼지 않는데 국내 가전사들은 경쟁업체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안상품의 발굴이 현안으로 떠오른 이상 국내 가전사들도 서로 보조를 맞춰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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