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 노장우 원장

『디자인이 살아야 경쟁력이 산다.』 올들어 한국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에서 명칭을 변경하고 일대 변신작업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KIDP)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우리나라를 21세기 디자인 선진국으로 이끌기 위해 「디자인 전도사」를 자처한 노장우 원장은 『디자인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역할을 맡아 큰 사명감을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산업디자인 인프라구축과 세계산업디자인총회 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난 6개월동안 안팎으로 열심히 뛰고 있는 노 원장을 만나 국내 산업디자인의 현주소와 KIDP의 올해 주요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디자인 경쟁시대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디장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국내 산업디자인의 현주소를 점검한다면.

▲최근 산업디자인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 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바닥이 다져진 상태로 디자인이 경영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정도까지 개념이 확산돼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디자인 인력과 기반기술 및 연구분야 등 산업디자인 수준을 비교하는 항목에서 우리나라는 이탈리아, 미국 등 선진국의 50% 안팎에 불과하며 경쟁국인 대만과 싱가포르에도 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러나 지금 디자인을 보는 소비자들의 안목은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합니다. 외제 상품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가 「디자인이 좋아서」라고 답할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수준은 매우 높은데 반해 우리 기업들이 이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는게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전자업체들의 산업디자인 분야에 대한 투자는 어느 수준입니까.

▲가전3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중국, 중남미, 유럽 등지에 잇따라 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현지 디자인 개발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해외 생산거점과 디자인 연구소를 연계, 디자인을 해외시장 개척의 무기로 활용하다는 전략의 일환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디자인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흡한 수준입니다. 국내 기업들의 디자인에 대한 투자정도는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전」의 올해 출품현황을 보면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올해 전기, 전자제품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무려 1백55%나 감소했습니다. 그만큼 국내 전자업체들이 디자인 개발에 등한시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신디자인 개발을 소홀히 여긴 결과 디자인 경쟁이 치열한 소형가전제품의 경우 해외시장은 차치하고 내수시장에서도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불황을 타개하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이제라도 기업들이 신디자인 개발에 적극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이 산업디자인에 대한 마인드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디자인하면 패션디자인을 연상할 뿐 산업디자인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KIDP에서는 중소기업들의 산업디자인 경영체제 확립을 올해의 주요 역점사업중 하나로 채택했습니다. 먼저 중소기업들이 자체 디자인 기술력을 확보토록 첨단장비 등 시설투자비를 융자해주는 한편 올해 4천개 업체를 선정, 매출증대와 연결되는 디자인 지도사업을 전개할 생각입니다. 또 부문별로 연간 1백개 기업을 선도기업으로 선정, 집중 지원함으로써 성공사례를 배출해 동종업체간 디자인 경쟁을 유발시킬 계획입니다. 아울러 자금력이 취약한 벤처기업을 위해 서울창업보육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산업디자인 분야에 대한 개발지원을 돕는 한편 상품화자금도 지원할 생각입니다.

-올해의 주요 역점사업중 「산업디자인 인프라 구축」이 눈에 띄는데요.

▲지난 4월부터 우리나라의 산업디자인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리기 위해 21세기 디자인 인프라 중심기능을 담당할 산업디자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진흥원내 정보전산팀을 신설, 산업디자인 분야의 정보, 전산화 작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2001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추진될 인프라구축사업은 분야별 공공DB를 구축해 전국의 디자이너를 효율적으로 관리,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풀제도 운영을 비롯, 지역 및 국가별 디자인 정보제공, 인터넷서비스 제공, 사내전산화 구축 등이 있습니다.

-올들어 국제교류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디자인은 어차피 선진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분야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디자인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디자인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계적 산업디자인 행사인 세계산업디자인총회(ICSID)를 2001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유치활동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 행사는 산업디자인 붐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일례로 대만의 경우 95년 이 행사를 개회한 이후 산업디자인 분야가 크게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소형가전제품 등 산업디자인이 취약한 분야의 세계 일류 디자인 전문가를 초청해 국내 기업과 연계시키는 한편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외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21세기 디자인 선진국 진입을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야 물론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사업이지요. 지난해 9월에 대학원 설립인가를 받은 국제산업디자인 대학원에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엘리트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해 소수 정예의 학생들을 선별, 기업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산업디자이너중 연간 2천명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장기 연수과정을 마련해 놓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기업 경영의 전략으로 산업디자인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경영자들을 위한 연수과정도 새로 개설할 생각입니다.

<김종윤기자>

* 약력

1943년 출생

1964년 서울대 법학과(행정학) 졸업

1975년 공업진흥청 공보담당관

1986년 EC대표부 상무관

1990년 특허청 심판소장

1994년 통산부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1997년∼현재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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