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WIN-WIN 전략

동양매직 냉기사업부 이사 方銀柱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국에서 「윈윈(WIN-WIN)전략」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두군데 이상의 지역에서 국지전이 발발할 경우 동시에 군사력을 투입해 모두 승리한다는 전략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단어가 기업의 협상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협상 당사자 서로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이익(또는 명분)을 얻어낸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어원에 비하여 상당히 긍정적으로 발전된 어휘인 셈이다. 더 나아가서는 경제활동 전반에서도 폭넓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그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관계를 흔히 강자와 약자의 관계로 구별한다. 그러나 이 관계는 강약이 아닌 상호 호혜적인 관계, 윈윈 전략이 적용되는 관계로 발전해야만 한다.

여러 경영기법 중에 JIT(Just in Time)라는 것이 한때 선풍을 몰고 온 적이 있었다. 제조업에서 많이 쓰였던 기법으로 필요한 자재를 적기(in Time)에 공급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기법은 자재재고에 의한 비용을 절감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그 시행과정에서 내부 물류의 유통구조 개선이 아닌 납품업체가 부품이나 자재를 생산업체로 적기에 공급해야 하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이는 생산업체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납품업체에 대한 경영지도나 기술지원 없이 대부분 발주업체의 일방적인 요구로 이뤄지기 때문에 납품업체는 적기공급을 위해 추가의 재고부담을 안아야 하는 불합리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결국 전체의 물류비용은 변함이 없고 발주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의 일부를 납품업체가 떠안는 꼴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이런 불합리를 보완하기 위해 물류사슬 전체를 조명하여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효율을 높여 전체비용을 절감하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기법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WIN-WIN 개념과 상통하는 기법이다. 여기에 중소 부품업체에 대한 기술지원이나 기술이전, 핵심부품의 공동개발까지 진행한다면 중소기업은 기술자립도를 이룰 수 있고 그 부품을 사용하는 대기업은 함께 경쟁력도 강해질 것이다.

최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간에도 물류시스템의 고용화나 제품의 상호교환 등 필요한 부분에서 협력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라 밖에서만 세계화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안방에서 세계의 선진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개방과 무한경쟁시대의 우리 기업으로서는 그러한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 외국 회사에게 기술료를 지불하고 기술제휴를 하는 것도 이익이 있겠지만 그보다 국내기업 공동으로 국제수준의 신기술을 개발하는 협력관계도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든 거래에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며 상호이익이 될 수 있는 호혜적인 거래형태를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 기업도 둘 다 이기는 관계, 밝고 건강하며 경쟁력있는 관계로 변모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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