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로 가자.」
아시아 각국이 디지털 이동전화시스템 도입을 위해 GSM과 CDMA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양 진영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셀룰러 이동전화시장에서 GSM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늦게 출발한 탓에 소수파에 머물러 온 CDMA진영은 이동통신시장이 ㎓대역의 개인휴대통신(PCS)와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으로 점진적으로 흘러가면서 GSM을 추격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아직 IMT-2000시스템의 무선접속규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CDMA가 세력을 확산하고 있어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은 CDMA가 주도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특히 루슨트테크놀로지, 모토롤러, 퀄컴, 노텔 등 북미지역의 4대 통신장비 제조업체가 IMT-2000의 무선접속방식으로 광대역 CDMA를 채용하기로 최근 합의함으로써 CDMA진영은 날개를 단 형국이다.
CDMA를 디지털 이동전화의 국가표준으로 채택하고 국책과제로 심혈을 기울여 온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도 이같은 분위기 확산에 힘입어 CDMA장비를 반도체에 이은 한국의 수출 주력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욕에 넘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통신시장인 미국에서는 GTE모빌넷과 US웨스트, 아메리테크 등 여러 셀룰러 사업자들이 CDMA방식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선정된 PCS 사업자들도 절반 이상이 CDMA방식을 선택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CDMA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TDMA방식을 계속 고집해 온 일본도 자국 규격에 CDMA를 추가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NTT도코모는 차세대 이동통신에 CDMA를 채택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정통신분야에서도 무선가입자망(WLL)이 부각되면서 무선접속기술로 CDMA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처럼 CDMA방식을 채택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CDMA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부하고 있는 한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 및 통신서비스 업체의 해외시장진출 기회는 한층 늘어나게 될 것이다.
아시아텔레콤97 전시회보다 1주일 앞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CDG(CDMA개발그룹)주최로 열린 제2회 CDMA세계회의는 이처럼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CDMA진영의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CDMA진영에서 최근 들어 한국의 부쩍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이 국내 인사들의 초청강연이 크게 늘어 세계 처음으로 CDMA기술의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반증해 주었다.
그동안 결코 적지 않은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통신기술분야에서는 후진국 대접을 받아 온 국내기업들도 CDMA를 발판으로 세계시장에서 선진국 대열에 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거꾸로 통신장비분야의 메이저그룹이랄 수 있는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 모토롤러, 에릭슨 등도 한국기업들의 눈부신 성장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CDG는 CDMA시스템이 전세계 국가의 디지털 이동통신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CDMA와 관련된 제품 또는 서비스 개발을 선도하는 회사들의 모임이다. 현재 셀룰러, PCS 사업자, 단말기 및 장비 제조업체, 시험장비 제조업체 등 약 80개사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LG텔레콤, 한솔PCS, 한국통신프리텔, SK텔레콤, LG정보통신, 삼성전자, 현대전자, 신세기통신, ETRI 등 9개 기업 및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CDMA 상용화의 선두주자인 한국에서도 박항구 ETRI 이동통신기술연구단장, 이상철 한국통신프리텔 사장, 서정욱 SK텔레콤 사장, 오세현 SK텔레콤 통화품질개선팀장 등이 한국의 CDMA 상용화 사례와 향후 기술발전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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