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텔레콤 특집] 「글로벌 아시아」 첨단기술 한마당

바야흐로 정보통신의 시대. 이번주 세계의 이목은 싱가포르로 모인다. 6월 9일부터 14일까지 아시아 최대의 정보통신 행사인 「아시아텔레콤 97」이 싱가포르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관으로 4년만에 열리는 아시아텔레콤 97에는 한국의 데이콤, LG정보통신, 삼성전자 등을 비롯해 25개국 3백50여개 업체가 참여, 첨단 통신기술의 불꽃 튀는 경연을 펼치게 된다.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들은 최근 들어 가장 매력적인 통신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 태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신기술 홍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어서 이번 행사는 최신 통신기술 동향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볼거리와 풍성한 화제를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 태지역은 통신장비 및 서비스부문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세계 최대의 신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 지역의 신흥개발국들은 최근 들어 통신인프라의 확충을 경제부흥의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비교적 기간통신시설이 구축된 나라나 통신기반이 거의 갖추어지지 않은 나라나 각자 나름대로 최단기간에 통신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수립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가 단일시장, 단일통화권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정보통신시대에 지역의 통신인프라를 갖추어 놓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영원히 뒤처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시아 각국의 통신인프라 확충 전략의 근간은 정부 독점상태인 통신사업을 민영화, 개방화해 외국자본의 유입을 적극 유도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아시아는 각국의 통신업체들에게 황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텔레콤 97은 특히 최신 통신기술의 경연장이 될 것이다. 아, 태지역 국가들이 처한 다양한 시장상황은 전시장을 기본전화에서 인터넷, 위성통신에 이르기까지 통신산업을 총망라하는 행사로 만들고 있다. 아시아 시장이 「새로운 통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까지 불리는 것은 기본통신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미개발 국가에서부터 일본처럼 통신선진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유선과 무선통신, 고정 및 이동통신을 처음부터 선택해야 하는 나라에서부터 이 모든 것의 바탕 위에 21세기 통신시장을 주도하고자 하는 나라까지 아시아 통신시장의 화려한 스펙트럼이 아시아텔레콤 97 전시장과 포럼 회의장을 수놓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특징지울 최대의 이슈는 디지털가입자회선(xDSL), 무선가입자망(WLL), 디지털 이동전화 등 3대 품목으로 세계 유수의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최신 솔루션들을 대거 출품할 예정이다.

통신 붐을 일으키고 있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대부분 낙후된 기본통신 인프라를 단기간에 확충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기간과 비용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무선통신기술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고정전화 가입자선로를 무선으로 구성하는 WLL기술, GSM과 CDMA로 대별되는 디지털 이동전화 기술은 후발개도국 통신 당국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본통신시설이 어느 정도 구축된 국가에서는 통신망의 초고속, 광대역화를 위해 광케이블의 대안으로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xDSL 기술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제조업체 가운데 아시아텔레콤에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도 디지털 이동전화와 WLL 장비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점적으로 선보이게 된다. 또한 루슨트 테크놀로지, 에릭슨, 알카텔, 모토롤러 등 유명 통신장비 업체들이 대부분 xDSL과 WLL분야의 새로운 솔루션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GSM과 CDMA간에 펼쳐질 한판 승부도 볼 만할 것이다. CDMA 기술에 향후 이동통신전쟁의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CDMA 개발자그룹(CDG) 멤버들은 이번 전시회를 아, 태지역에 CDMA의 뿌리를 내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는 야심찬 전략이다. CDG는 아시아텔레콤 전시회에 앞서 같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2차 CDMA 세계회의를 개최하는 등 분위기 확산에 나서고 있다.

전시회와 함께 열리는 아시아텔레콤 97 포럼도 다양한 환경에 처해 있는 아시아 각국의 통신인프라 격차를 해소하고 다함께 21세기 범세계정보통신기반(GII) 구축을 향해 갈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로 각국 통신지도자들의 열띤 토론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글로벌 정보사회를 향한 아시아의 길」.

포럼은 「아시아가 주도하는 정보통신시대」를 주제로 한 정책부문과 「글로벌 인프라 스트럭처를 위한 기술의 선택」을 주제로 한 기술부문으로 나뉘어 17차례의 세미나와 6차례의 워크숍으로 진행된다.

정책포럼에는 우리나라 박성득 정보통신부 차관을 비롯, 10개국 통신관련 부처 장관급 7명, 차관급 5명 등 정부인사와 ITU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고위인사, 각국 통신운영체 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 인사들 가운데서는 강진구 삼성전자 회장이 개막포럼의 패널로 참석하는 것을 비롯해 양승택 ETRI 원장이 CDMA 이동전화시스템 세미나에 주제발표를 하는 등 다수 관계자들이 기조연설 또는 패널로 참여한다.

향후 5년간 아, 태지역에는 모두 3천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가 통신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들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점하기 위한 별들의 전쟁은 시시각각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일본, 호주, 싱가포르 같은 통신선진국에서나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같은 신흥 강국에서나 이제 막 출발선상에 놓여 있는 인도, 필리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나 예외없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통신, 데이콤, SK텔레콤, 나래이동통신, 서울이동통신 등 통신사업자들과 삼성전자, 대우통신, LG정보통신, 대한전선, KNC, 대성전선 등 통신장비 및 전선 제조업체들은 이미 대부분 지역에 진출해 통신사업을 벌이거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선진국의 주도권 쟁탈장이 돼버린 아시아 지역 시장을 선점당하지 않기 위해 뛰고 있다.

기업의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입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통부는 중국, 베트남, 스리랑카, 미얀마,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7개국을 진출 유망국가로 선정하고 양국간 통신장관회담, 통신협력위원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기업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중국이 단연 최대의 시장이다. 중국은 2000년까지 전화회선을 1억7천만회선으로 늘릴 계획이며 각 지역별로 GSM 또는 CDMA방식의 이동전화 시범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카텔, 지멘스, NEC 등이 이미 교환기 합작공장을 설립했으며 에릭슨, AT&T, 홍콩텔레콤, 싱가포르텔레콤 등이 진출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한국통신이 안휘성에서 4천5백만달러 규모의 이동전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경우 상해 CDMA 시범사업, 산동성 대용량 TDX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대우통신은 흑룡강성에서 1천5백만달러 규모의 이동전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기본전화 시설확충 사업은 물론 이동전화 부문에서 GSM에 맞서 CDMA시장을 넓히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무선가입자망, CDMA 이동전화사업 진출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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