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타이틀 부족으로 국내 DVD시장 형성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제작된 상당량의 DVD타이틀과 DVD플레이어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올들어 용산전자상가를 통해 유출되고 있는 DVD타이틀은 대략 30여종으로 주로 미국,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일본 DVD타이틀의 대부분은 몰래 반입된 음란물로 한편당 4만∼4만5천원에서 판매되고 있다.
DVD타이틀은 특정지역에서만 시청할 수있도록 지역별 코드제를 적용하기로 되어있는데 이러한 음란타이틀은 지역이나 DVD플레이어 종류에 상관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영화는 판권 소유자가 불법복제에 따른 지적재산권이 침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타이틀 제작시에 지역별 코드를 확실하게 적용하는 반면 음란물은 판권제공에 따른 수익보다는 대량으로 복사해서 판매하는 소득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일본에서 DVD타이틀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은 지역별코드가적용된 영화타이틀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도록 10만원 안팎을 받고 DVD플레이어에 범용 코드칩을 부착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또 DVD플레이어는 비디오CDP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제작된 음란 타이틀도 DVD타이틀 대역을 하고 있다.
음란, 불법 DVD타이틀이 등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내 가전업체들은 새로운 하드웨어가 도입될 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면서 은근히 반기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VCR가 등장했을 당시에도 음란, 외설물이 이들 제품의 대중화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하드웨어 생산업체 입장에서 음란 소프트웨어는 시장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필요악』이라고 말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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