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3인치 저온 폴리실리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디스플레이(TFT LCD) 패널 개발 성공은 국내 TFT LCD업계의 위기의식을 불식시키고 차세대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온 폴리실리콘 TFT LCD는 기존의 아모퍼스 실리콘 TFT LCD를 능가하는 여러 가지 특성을 지녀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제품으로 특히 LCD분야의 선두 일본업계는 이 제품을 자신들을 바짝 추격해오는 한국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는 전략상품으로 간주, 강력한 기술개발 정책을 추진해왔다.
반면 후발주자인 국내업체들은 그동안 아모퍼스 TFT LCD의 개발과 제조기술 안정에 주력해왔기 때문에 저온 폴리실리콘 TFT LCD의 기술개발 여력이 없었던데다 관련 기초기술마저 취약해 이 제품의 부상에 상당한 위기의식을 느껴왔다.
따라서 이번 삼성의 개발 성공은 국내 TFT LCD업계의 위기의식을 일시에 불식시키고 차세대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온 폴리실리콘 TFT LCD란 기존의 아모퍼스 실리콘 액정 대신 저온 폴리실리콘 액정을 사용한 제품을 말한다. 아모퍼스 실리콘 액정은 무질서한 단결정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저온 폴리실리콘 액정은 일정한 다결정 구조를 지니고 있어 전압을 가했을 때 반응하는 속도가 아모퍼스 실리콘 액정보다 1백배 이상 빠른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즉, 무질서한 단결정구조의 아모퍼스실리콘 액정은 전압이 가해졌을 때 일정한 구조로 배치전환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반면 저온 폴리실리콘은 이미 일정한 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그만큼 반응시간이 단축,대면적화에 유리하다. 그 뿐만 아니라 저온 폴리실리콘은 반응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작은 전압으로도 화상을 표시할 수 있도록 제어할 수 있으며 화소의 크기도 비례해서 작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일정한 결정구조여서 백라이트에서 비추어주는 빛을 적게 차단하기 때문에 개구율이 높아 화면도 더 밝다.
저온 폴리실리콘 액정은 이같은 장점을 활용, 스위치소자인 TFT 뿐만 아니라 이를 구동하기위한 각종 회로도 유리기판 위에 동시에 형성시키기가 쉬워 모듈의 경량화와 경박화에 유리하다.
저온 폴리실리콘 TFT LCD는 따라서 고해상도, 대면적화, 고개구율화, 저소비전력화를 실현하는데 있어 아모퍼스 실리콘 TFT LCD를 압도하고 있다.
일본의 세이코엡슨, 산요, 샤프, 도시바, 후지쯔, 마쓰시타 등은 이미 지난 95년부터 소형 저온폴리실리콘 TFT LCD 패널을 개발, 이를 프로젝션TV나 캠코더의 액정뷰캠용 등으로 상용화하는 한편 주시장인 노트북PC용 대면적 패널의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00년경이면 일본업체들은 노트북PC용이나 모니터용 저온 폴리실리콘 TFT LCD 패널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온 폴리실리콘 TFT LCD분야에서 뒤쳐진 국내업계는 이에 대응해 뒤늦게나마 지난해부터 이 제품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왔으나 이 액정에 대한 기초기술과 제조공정의 노하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 가운데 삼성의 이번 저온 폴리실리콘 개발성공으로 2000년 이후 주력제품으로 부상할 신제품분야에서 뒤쳐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씻을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일본업체 제품보다 해상도면에서 앞선 점은 이 분야에서도 일본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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