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불량률과 유교문화

품질이 더 좋은 제품에 소비자들의 눈길이 멈추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품질이 비슷하다면 값이 싼 물건에 손을 내미는 것이 소비자들의 심리다. 이런 구매심리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공통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자면 이 두 가지 조건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품질개선과 원가절감에 주력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요즘은 제품의 불량률도 PPM(Parts Per Million)으로 표시한다. 예전에는 퍼센트(%)로 불량률을 나타냈다. %는 1백개 중 불량품이 몇 개인가를 표시했으나 PPM은 1백만개 중 몇 개가 불량품인가를 말한다.

전자제품의 품질에 관한 한 아직은 일본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나름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품질관리를 하고 있지만 일본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제품의 품질수준이 그 나라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남지방노동사무소 하병철 관리과장이 최근 펴낸 「한국인의 직업윤리」에 따르면 일본문화는 무(武)의 문화이고 한국인은 유교문화인데 바로 이런 점이 제품품질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우선 무의 문화는 정확도가 생명이라는 것이다. 한치의 오차가 무인에게는 곧 생과 사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되고 이런 자세가 제품생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 이런 무의 문화가 일본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풍류와 여유가 상징인 유교문화인 관계로 어느 정도 오차는 너그럽게 봐주고 이는 인간관계에서 일종의 미덕으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차를 제품생산에서 허용할 경우 쌓이는 건 반품뿐이고 더 나아가 경영악화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하 과장의 지적이다.

끝이 안보이는 경기불황은 타개하는 일 중 하나는 우리가 무결점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다. PPM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요즘 제품생산에 여유나 너그러움이란 있을 수 없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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