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계가 최근 70억원대로 추정되는 대형 부도 사건에 휘말려 어수선한 분위기다.
사건의 발단은 중소 네트워크 전문업체인 하나시스템(대표 이창용)이 어음을 발행,인성정보, 메디오피아, 쌍용정보통신, 테라 등 20여 업체들로부터 장비를 구입한 후 대금을 결재하지 못한 것.
겉보기에는 매우 평범한 이번 부도 사태가 특별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부도 금액이 예상외로 큰데다 부도가 고의성을 띠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번 부도 사태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보면 인성정보가 13억원으로 가장 크고 메디오피아 8억7천6백만원, 코리아네트 3억3천5백만원, 테라 3억1천만원, 쌍용정보통신 1억8천만원, 명제 1억8천만원등이다.원네트, 퓨쳐시스템, 홍중하이텍, 세종정보 등의 몇천만원 대까지 합하면 네트워크업체들이 직접적으로 입은 피해는 54억원 정도에 달한다.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업체들과 사채업자, 은행까지를 포함하면 부도 금액은 70억원 선으로국내 네트워크산업이 호황을 누린 지난 2∼3년 사이에 발생한 것 중 가장 큰 규모다.
네트워크업계는 그러나 부도 규모의 방대함보다도 이번 사태가 신용거래를 악용한 사기 사건이라는데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시스템의 이사장은 올해초부터 20여 업체들에게 어음을 발행, 장비를 구입한 후 이를용산전자상가 등 유통시장에 헐값으로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약 40억원의 현금을 챙겨 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을 구성한 피해업체들은 이번 사태를 이사장의 부친인 이보휘 회장까지 연루된 사기사건으로 규정짓고 이를 형사건으로 고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국내 네트워크시장의 유통질서가 극도로 흐려지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사장이 국내 시장에 유통시킨 장비는 대략 40억원 규모로 큰 피해를 입었던 업체들 대부분이 스리콤의 제품공급선인 점을 감안하면 유통 시장의 혼란은 상당히 심각할 것이라는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스리콤의 장비는 대부분 네트워크 카드, 허브, 스위치 등 저가, 소규모 제품으로 국내 유통 시장에 유독 많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트워크장비는 그 특성상 일단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정상가격을 회복하는게 무척 어렵다.
가뜩이나 덤핑이 판을 치고 있는 마당에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 이들 장비가 유통 시장에 어떠한 부작용을 일으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스리콤의 경쟁업체인 인텔도 이 때문에 당분간 네트워크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의 근본적인 원인이 국내 제품 공급업체들의 무리한 밀어내기식판매에 있다고 설명한다.
「잘 나간다」는 업체의 말만 믿고 앞뒤재지 않고 신용을 명목으로 「안면영업」을 관례화했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인성정보, 메디오피아, 테라 등 제품공급업체들이 이사장이 1월부터 덤핑판매를 계속해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계속해서 장비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대형 부도사건은 이같은 네트워크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풀려야한다는게 대부분 업계 관계자들의 바람이다.
<이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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