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사내 벤처기업가 육성

최근 우리 기업들에 리스트럭처링, 리엔지니어링, 품질경영 등 수많은 구호가 등장하고, 조기퇴직 명예퇴직 등 기업의 조직 축소가 유행병처럼 등장하면서 전체 근로자의 근로의욕을 꺾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조직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과거 산업사회의 확대, 발전은 분업의 추진에 의한 생산성향상에 있었다. 산업사회의 대규모 생산의 특징은 무엇을 만들어야 할 것인가의 목표가 명확하며, 리스크 산업의 경우 기업조직 명령계통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엄격한 형태의 군조직과 흡사한 세포형, 피라미드형의 위계적 조직이 효율적이다. 이에 반해 목표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화사회 그중에서도 특히 사이클이 빠른 전자, 정보산업에서는 조직구성원의 창의연구가 발휘되기 쉬운 형태의 조직이어야만 산업사회에 대응할 수 있다.

정보화사회에서는 단순한 분업추진에 의한 대규모 생산이나 그에 따른 위계적 조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 첫째 이유는 소비 시장의 세분화이다. 소비자들은 대량으로 생산된 획일적인 상품은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다. 그들은 데먼스트레이션 효과를 의식함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동화욕망에서 벗어나 타인과는 달라지고 싶은 차별화 욕망을 강하게 나타내기 때문이다. 둘째는 산업화 시대와는 달리 기업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투자는 불가능한 것이고, 군조직적인 위계적 조직형태도 능률을 올릴 수 없다. 셋째는 정보처리 기술의 발달로 하위 정보가 중간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층부로 전달된다. 컴퓨터 기술의 보편화는 중간 관리자의 업무를 줄임으로써 기존의 피라미드 조직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업은 동업종 내지는 한 울타리 안에서 수십년을 같은 제품의 생산에 전념해 왔거나 같은 울타리 안에서 경쟁하며 성장해 왔지만 정보화사회의 기업은 보다 넓고 깊은 모래 벌판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피터 F 드러커는 현대를 「기업가시대」라고 하였다. 모든 경제는 소규모 기업의 발흥에서 발전돼 왔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기업에서 강조되고 있는 기업가 정신만이 아니라 「사내기업가(Intraprenuer)」 또는 「사내벤처(Venture)」가 양성되어야 한다.

사내 기업가란 조직 안에서 모험적인 기업가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사람을 의미한다. 조직으로부터의 이러한 요청은 곧 「매니저의 시대」가 끝나고 발상이 풍부한 창조적 인재를 필요로 한다.

기업의 리엔지니어링을 통하여 조직의 슬림화와 더불어 각 개인별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내벤처기업가를 양성하는 것이 현 조직내의 충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조퇴, 명퇴로 근로의욕을 꺾기보다는 근로자에게 창조성 발휘를 위한 구체적 연구와 더불어 제도적 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여태껏 우리 조직이 근로자에게 강조한 협조와 질서는 창조와 모순되는 것으로 우리 기업에서는 근로자들의 창조력 발휘를 활성화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정보화사회를 맞는 우리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남서울대 전자계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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