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열풍... 사이버 불교 시대도 연다

할리우드 최고의 남성 섹시스타 리처드 기어, 로큰롤의 여왕 티나 터너, 전설적 포크싱어 존 바에즈.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연예인으로 대답했다면 50점, 인터넷 홈 페이지를 갖고 있다는 응답이면 70점이다. 1백점짜리 정답은 이들이 모두 독실한 불교신자로 인터넷에서 불교를 알리는 포교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이 불교를 바꾸고 있다. 오는 14일이면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지 2천5백41년이 된다. 2천5백여년 동안 변화의 속도가 별로 느껴지지 못했던 불교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사회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일부의 모습이지만 「사이버 부처」 「온라인 부처」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그 전파 속도도 엄청나게 빠르다. 조용한 산사에서 혹은 불교신도들의 마음속에서 「누워있던 부처님」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타고 전세계를 넘나들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불교 관련 사이트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국내의 경우 심마니에 「불교」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약 20개의 사이트가 나타나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교 신자나 불교에 관심이 있는 네티즌들이 활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개설된 사이트의 면면도 다양하다. 불교방송(http://www.iworld.net/∼fmbbs)을 비롯, 현대불교신문사(http://buddhapia.co.kr/)등 언론사들의 홈 페이지에는 불교 전반에 걸친 상식과 이해를 돕는 내용이 가득하다.

「부처님 오신날」(http://www.buddhapia/bongchuk)사이트는에는 부처님 오신날 벌어지는 봉축행사의 내용과 식순, 연등축제등 행사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다루고 있어 네티즌들에게는 이날 행사를 미리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불(佛) 법(法) 승(僧)이라는 불교의 3보(寶)도 모두 인터넷에 선보이고 있다. 부처에 관한 내용은 모든 사이트가 다루고 있고 법에 해당하는 경전과 말씀등은 「피안에 이르는 문(http://www.halym.ac.kr/∼sdjeong)」에 접속해보면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부처님 일대기, 경전 열람, 성철스님, 선사말씀등 신도가 아니더라도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 하는 네티즌들에게 유용한 내용이 실려있다.

인류의 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전산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해인사 고려대장경 연구소(http://www.iworld.net/∼hederein)의 홈 페이지에도 눈길을 돌릴만하다.

국내 「인터넷 불교」의 개척자로 평가받고 있는 헤묵스님의 홈 페이지 「인터넷으로 만나는 불교(http://www.iworld.net/∼hyemook)」는 가장 인기 있는 사이트이면서 디지털 불교의 현주소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방대한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불교동호인들이 운용하는 「나우누리 부처님 마을(http://blue.nowcom.co.kr/∼nowbud)」도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고 조계종 포교원 어린이지도자연합회의 어린이 대상 사이트(http://chollian.net/∼bulkook)도 화제이다.

인터넷을 통한 불교 알리기는 국내보다는 해외가 훨씬 활발하다. 특히 미국은 줄잡아 수백가 넘는 이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 교세도 미약하고 포교 초창기에 불과한 미국이지만 대중 스타들의 불교 관련 정보에서부터 학술 연구, 신자들의 모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이트를 갖고 있다.

인터넷 불교 사이트들의 가장 큰 특징은 헤묵 스님의 표현에 따르면 「참여 불교(Engaged Buddhism)」의 활동이다.

기존 「수행불교」와는 두드러진 차별성을 갖는 이 개념은 불교인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세계성 동시성을 활용, 에이즈, 낙태등 과거 종교적으로 금기시되던 사안에 대한 과감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불교 에이즈 프로젝트인 「Belly of the Buddha」가 대표적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참여 불교의 상징이 된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사이트는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이룰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불교의 여성운동 역시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줄리아 밀턴이라는 영국 여성이 개설한 사이트(http://lancs.ac.uk/staff/miltonj/women.htm)에는 아웅산 수지를 비롯한 세계 불교계의 여성 지도자들에 대한 활동상황등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인터넷의 사이트는 모두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갖추고 있다.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불교 혹은 기독교나 천주교등 여타 신자들의 사이트들에도 참여할 수 있다. 네트워크 시대의 사이버 공간에서 전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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