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동남아시아권 불법음반 단속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4∼16일 로마에서 있었던 IFPI 정례회의에서는 「CD생산공장의 과다성장」이 최대의제로 등장, 이에 따른 불법음반 제작, 유통증대의 가능성이 지적됐다. 이날 회의에서 각 회원국들은 시장수요를 넘어서는 CD생산 및 공급능력이 음반에 대한 불법복제와 유통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했다. 따라서 IFPI의 불법음반 단속, 특히 동남아시아권에 대한 감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2,3개월 사이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CD공장 수는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국가들은 각 정부의 법적 통제력과 산업적 능력하에 파악되는 음반 수요량보다 훨씬 많은 CD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음악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쳐온 홍콩은 6개에 불과하던 CD공장이 이 기간중 11개로 크게 늘어났다. 1개 CD생산라인의 생산량은 연간 약 1백만∼1백30만장이며 최근 개발된 멀티생산라인은 연간 약 6백만장의 음반을 찍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인구가 6백만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CD생산능력은 지나치게 많은 규모다. 홍콩민의 국민 1인당 1년에 10장 가량의 CD음반을 구입해야 자체소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마카오도 올 3월 한달동안 5개의 공장이 새로 문을 열어 1개에 불과하던 CD공장이 총6개가 됐으며, 말레이시아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CD생산능력이 증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홍콩, 마카오 등지의 CD공장 증가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 그러나 중국이 홍콩반환을 앞두고 각종 수입물, 특히 음반, 영화 등 문화상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해적판을 생산하는 공장에 대한 압류처분을 내리는 등 장벽을 높이자 남아나는 음반처리가 골치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물 유통으로 과잉생산분을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러시아와 라틴아메리카는 물론 한국 등지에 대한 시장개척을 바라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다 홍콩과 대만을 활용한 불법음반 생산전력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가장 적합한 CD과잉생산분 해결처로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잇다.
만일 홍콩, 마카오 등이 중국의 높은 무역장벽을 뚫고 시장공략에 성공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커 불법복제 및 유통이라는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한국으로의 불법음반 유입도 우려되고 있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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