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유통업계, 현금거래 비중 늘어

컴퓨터유통시장에서 대중을 이루던 어음거래가 대폭 줄어들고 있는 대신 현금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일 관련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견컴퓨터 유통업체들의 연쇄부도 이후 어음거래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중소유통업체는 물론 대량판매에 주력하는 도매업체(딜러) 사이에는 현금거래율이 어음거래율을 앞질러 현금거래가 컴퓨터유통업계의 보편적인 거래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매출액 향상 차원에서 기존 딜러 위주의 대량 판매방식을 취하던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딜러 영업보다는 대고객 판매에 주력하고 있어 현금거래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현금거래율은 각 유통업체의 규모와 유통상가별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연쇄부도 이전인 올해초만 하더라도 총 매출액에서 30% 가량을 차지했으나 최근들어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컴퓨터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러브리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물품공급납품업체 등 거래업체들로부터 현금거래 요청을 받기 시작해 현재 거래업체 중 절반 가량이 현금거래업체』라며 『총 거래금액으로 보면 현금거래가 어음거래를 앞질러 올해초 4:6의 비율에서 6:4의 비율로 역전됐다』고 말한다.

최근 부도처리된 아프로만의 지점장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컴퓨터유통업체인 서울정보통신도 거래업체와 신용도를 높이고 무리한 매출액을 자제한다는 방침 아래 거래방식을 어음거래가 아닌 현금거래 위주로 전환하고 있다.

서울정보통신의 한상록 사장은 『거래업체의 요청과는 별도로 납품받을 때마다 회사에서 갖고 있는 현금규모로 제품을 수주받고 있다』며 『현금거래를 하다보니 우선 매출액이 감소되지만 무모한 매출불리기가 자제되고 금융기관비용이 절감돼 순이익 창출이 손쉬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매업체들의 경우도 거래되는 물량 규모가 커 지난해 말, 올해 초까지 전체 비용의 80∼90% 가량을 어음으로 결재하는 것이 보편적인 추세였으나 최근 들어선 어음거래 비중이 70%선까지 줄어 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컴퓨터 업체의 연쇄도산 이후로 신용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각 컴퓨터 관련업체들은 현금거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영복·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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