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현지완결형 기업조직

기업이 자본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주주자본이익률(ROE)이다. 주주자본에 대한 세후 이익비율을 나타내는 ROE는 주주가 자본을 투입, 영리를 목적으로 세운 주식회사의 성과를 측정하는데 쓰이는 중요한 지표이다.

지난 94년 일본에서 ROE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중소 금융업체인 니치에이(日榮)로서 이익률은 19.23%였으며 2위는 세븐일레븐이었고 게임기로 유명한 닌텐도는 19위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의 경우 1위는 코카콜라로서 51.0%였으며 2위는 GM, 3위는 필립모리스였다.

흥미있는 사실은 일본 기업의 경우 ROE 상위를 차지한 기업은 거의가 중소업체였지만 미국의 경우 대부분 「포천」지가 선정한 매출 5백대 기업에 드는 대기업들이었다. 또 한가지는 일본에서 ROE 1위 업체의 이익률이 미국의 17위인 맥도널드(18.8%)와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80년대 경쟁력을 잃어가던 미국이 90년대 중반부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으며 일본은 오히려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은 일본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는데 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자기완결형 조직」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문화나 가치관을 기업의 모든 조직체가 공유하는 자기완결형 조직은 대단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변화에는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요즘 국내 가전업체들의 관심은 온통 해외에 쏠려있는 것 같다. 현지에서 생산, 출하하거나 국내에서 생산, 수출하는 물량이 많아져 해외부문의 영업을 잘못하고서는 좋은 경영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전업체들은 현지법인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또 그 지역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법인은 과감히 철수시키기도 한다. 이른바 해외 법인의 현지완결형 경영조직 갖추기에 여념이 없다. 현지법인이 국내 본사 조직에서 독립, 모든 경영활동을 자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해외 현지의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러한 조직 구축을 통해 적응력을 강화해 ROE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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