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화사업, 프로그램 절대 부족... 질적저하 우려된다

교육부의 「민간참여 학교컴퓨터보급 및 교육계획」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교육내용을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부족으로 교육의 질적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민간참여 학교컴퓨터보급 및 교육계획」은 민간 교육서비스업체들이 삼성전자,LG전자,대우통신등 대기업 등으로부터 PC 및 서버,네트워크망과 교육소프트웨어등을 구입해 이를 초등학교에 공급하고,교육서비스업체들이 과외교육을 통한 수익료로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이에 따라 교육서비스업체들과 공급계약을 맺은 일부 초등학교에 각종 정보화기자재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교육서비스업체들과 초등학교가 계약을 맺는 기준은 대부분 어떤 회사의 어떤 장비를 얼마만큼 공급하고 받느냐에만 맞춰져 있을 뿐,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선정기준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특히 최근 교육서비스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초등학교를 겨냥한 장비위주의 출혈경쟁이 진행돼 서비스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져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는 더욱 소홀해질 전망이다.

실례로 지난해 초 A사의 컴퓨터대리점과 컴퓨터 공급계약을 체결한 서울 D초등학교의 경우컴퓨터등의 기자재를 공급받아 방과후 컴퓨터 과외교육을 실시했으나 프로그램의 부족으로 수강학생이 줄자 A사의 컴퓨터대리점에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3개월만에 장비를 회수해 컴퓨터교육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했다.이 학교의 경우 인쇄물 형태의 컴퓨터교육자료가 지원됐을 뿐, CD롬타이틀등 멀티미디어 교재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사태를 우려해 교육부는 지난달 발간한 「민간참여 학교컴퓨터보급 및 교육계획」자료에서 학교가 수강료,설비기준,교육과정 등 계약조건을 사업자와 일일이 협의하는 경우, 학교측의 전문성부족 및 주변의 불신에 따른 부담이 커서 사업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시도교육청이 권장업체를 선정, 통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업추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시도교육청이 관련 전문가를 선정해 심사위원회를 구성, 각 기업으로부터학교컴퓨터 교육에 필요한 내용을 포함한 제안서를 제출받아 권장업체를 선정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권장업체는 사업의 안정성을 위해 법인체로 제한하며 권장업체는 학원관계법에 의거해 등록된 학원, 법인, 또는 사업자 등록업체를 협력업체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러한 방안은 실무현장에서는 「방안」자체로 그치고 있다. 초등학교에 공급되고 있는 대부분의 교육장비 및 프로그램은 1개 민간 교육서비스업체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업체의 교육지식은 일반인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등 교육의 전문성이 턱없이 모자란 상태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민간교육서비스업체들은 교육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이 장비공급계약체결에만 전념하기 때문에 공동 협력체 구성을 위해서는 관련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광주광역시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1,2차 교단선진화사업은 교육정보화의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2차 교단선진화사업은 CD롬 타이틀 등 멀티미디어 교재개발과 인터넷등 첨단교육환경 구축을 위해 5개업체 및 단체(쌍용정보통신, 계몽사, 대한교과서, KBS 문화사업단, 전남대학교)가 현직교사들과 함께 기획단계에서부터 교육현장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자는 취지로 구성된 공동 컨소시엄이다.

지난 94년 1차 교단선진화사업으로 광주지역 초, 중, 고에 각종 정보화기자재가 들어갔으나이를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해 교육의 질적효과가 떨어진다는 시당국과 교육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결국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보화사업」이 실질적인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해당 시, 도교육청, 교사, 민간참여업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단위별 협의체구성이시급히 요청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질적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