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중대형 서버.. 기술동향

국내 중대형 서버시장에 최첨단 기술을 채용한 제품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중대형 서버의 기술적 성능을 설명하는 주요 잣대로 활용돼온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물론 운용체계와 시스템 아키텍처, 주변장치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 서버에 채용되고 있다. 기술진보 속도 또한 빨라져 거의 PC 라이프사이클에 버금 갈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 서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계 중대형 서버업체들은 평균 6개월 간격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세계 유수의 중대형 서버업체들은 한국을 서버 신기술을 자랑하는 경연장이자 실험무대로 인식, 신기술을 채용한 제품을 발표와 동시에 공급하고 있어 실제 국내 고객들이 느끼는 기술발전 속도는 더욱 빠를 수밖에 없다. 우선 독자칩 기반의 유닉스 서버업체들이 마케팅 소구점으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부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업체만이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거의 모든 업체가 64비트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한국디지탈을 포함해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실리콘그래픽스, 한국탠덤, 지멘스피라미드코리아, 한국스트라투스 등 非인텔계열 칩을 CPU로 사용하고 있는 국내 진출 외국계 중대형 유닉스 서버업체들도 지난해 말부터 64비트 시스템체제로 돌아섰다.

또 최근에는 유닉스 서버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후지쯔가 64비트 시스템 클럽에 가입했고 삼보마이크로시스템과 LG전자 등도 이에 가세했다. 아직까지 64비트 시스템을 내놓고 있지 않은 한국IBM은 올 6월께 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라도 칩의 설계기술과 클록스피드가 서로 달라 일률적으로 64비트 시스템이라고 부르기에는 성능상 차이가 있다. 인텔칩 베이스의 유닉스 서버업체들은 아직까지 인텔이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놓지 않아 準64비트인 펜티엄프로칩을 탑재하는 데 만족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엔터프라이즈 서버로 거듭나고 있는 메인프레임의 경우 바이폴러방식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대신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를 CPU로 사용하고 있어 과거보다 크기는 절반 정도로 줄어든 대신 성능은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 메인프레임업계의 주장이다. 물론 가격도 크게 떨어져 웬만한 대형 유닉스 서버 서너개에 맞먹을 정도다.

CPU와 더불어 중대형 서버의 성능 잣대로 언급되고 있는 운용체계의 경우 유닉스는 아직까지 32비트체제가 주력이다. 한국디지탈,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한국실리콘그래픽스가 64비트 유닉스를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응용 소프트웨어의 지원이 미흡,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64비트 유닉스 표준이 마련되면 국내에서 64비트 유닉스가 보편화할 전망이다.

오히려 유닉스 서버업계는 윈도NT의 급부상에 놀라고 있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유닉스 서버업계는 윈도NT가 하위기종의 PC서버에만 장착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들어 유닉스 베이스의 각종 응용프로그램 업체들이 윈도NT를 지원해 이제는 유닉스 서버와 윈도NT 서버는 보완관계를 넘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또 중대형 서버분야에서 주목되는 것은 지금까지 전용 운용체계를 사용했던 메인프레임업체들이 최근 들어 전용 운용체계에 개방성을 가미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IBM과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 등 전통적인 메인프레임업체들은 유닉스와 호환되는 대형 엔터프라이즈 서버로 자사 메인프레임을 불러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중대형 서버 성능경쟁 논쟁에서는 CPU나 운용체계보다는 오히려 시스템 설계기술인 아키텍처가 핫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주로 공급돼온 유닉스 서버는 균등메모리공유(UMA)에 기초한 대칭형멀티프로세싱(SMP)방식을 주로 채용했다. 일부 유닉스 서버 기종의 경우 초병렬처리(MPP)방식을 채택했으나 지원되는 소프트웨어가 부족해 테크니컬 시장분야에서 선호됐다.

그러나 올 들어 MPP방식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가 풍부해 짐에 따라 MPP기종도 범용시장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한국NCR, 한국IBM, 한국후지쯔, 지멘스피라미드코리아 등이 대표적인 MPP시스템 공급업체다.

그런데 MPP시스템의 경우 확장성은 우수하나 응용소프트웨어가 부족하고 가격이 비싼 단점을 지니고 있고 SMP시스템은 지원 소프트웨어가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반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SMP와 MPP의 장점만을 결합한 비균등메모리접근(NUMA)기법의 유닉스 서버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유닉스 서버를 메인프레임에 버금가는 정도로 시스템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쌍용정보통신을 비롯해 한국실리콘그래픽스, 한국HP, 한국후지쯔 등이 NUMA방식의 서버를 공급하고 있으며 조만간 한국데이타제너럴, 한국유니시스가 이 기법을 채용한 서버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밖에 메모리와 CPU 또는 각종 입출력 장치간의 정보처리 통로로 이용되는 시스템버스를 광대역화해 정보처리의 병목현상을 줄이려는 노력이 유닉스 서버업체들간에 경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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