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메모리를 통합하라」
그동안 별도의 시장을 형성해 온 이 두 제품을 통합해 새로운 구조(아키텍처)의 반도체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일본 반도체 업계와 일부 연구소 및 한국의 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는 병렬 처리 램(PPRAM) 컨소시엄.
지난 1월 구성된 이 컨소시엄의 목표는 메모리 일체형 MPU인 PPRAM의 개발.
PPRAM의 특징은 그 명칭에서도 드러나듯이 여러개를 병렬 연결해 사용함으로써 데이터 처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과 MPU와 램을 하나로 통합한 결과, 이들 사이의 정보 전송 속도가 빠르다는 것.
시스템의 전력 소모를 줄여주고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따라서 PPRAM 컨소시엄의 목표가 실현된다면 반도체 시장의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MPU 시장의 판도가 변하고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의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PPRAM의 제안자이자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는 큐슈대학의 무라가미 가즈아키 교수는 이와 관련, PPRAM의 새로운 아키텍처는 반도체 분야에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향후 MPU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있음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PPRAM 진영과 인텔 진영의 대립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시장 지배자인 인텔이 PPRAM을 배척해 양측이 대립하는 상황이 되면 인텔의 시장 지배력에 비추어 PPRAM 진영의 상당한 고전이 불가피하지만 인텔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PPRAM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엔 NEC, 도시바, 히타치, 마쓰시타 전기, 후지쓰 연구소, 오키 전기, 후지 제록스, 미쓰비시 전기, 소니, NTT 등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는 일본의 대표적 기업들이 거의 망라돼 있어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79년 일본 업체들이 결성한 초대규모 집적회로(VLSI) 컨소시엄이 80년대 들어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인텔은 이 시장에서 밀려나야 했던 아픈 경험을 이미 갖고 있다.
무라가미 교수는 그러나 컨소시엄은 인텔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인텔 등 기존 시장 주도업체의 동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무라가미 교수는 자신이 제안한 PPRAM 아키텍처를 설명하기 위해 이달중 인텔을 방문, 이 회사 관계자들과 회담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인텔이 PPRAM 개념을 받아 들여 자사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이를 적용하기로 결정헌다면 PPRAM은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급속히 자리잡을 전망이다.
<오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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