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의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들이 내달부터 저가형 「국민 채널」을 보급키로 한 데 맞서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도 공공적 성격의 케이블TV 채널을 무료로 전송하겠다고 나서는 등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이 가입자 유치를 둘러싸고 조만간 전면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조경목)는 이사회를 열어 내달부터 부산지역에서 한국영상, 방송대학TV 등의 공공채널과 SO지역채널, 기존 지상파방송 등 13개의 채널을 「국민형 채널」로 묶어 SO가 자율적으로 결정한 실비(월 3천원 가량)만 받고 올 1년간 시범적으로 공급키로 결정했다.
이에 맞서 중계유선업체들의 단체인 한국유선방송협회(회장 이인석)도 지난 21일 지부장, 이사 연석회의를 개최, 케이블TV의 공공적 성격을 지닌 5∼6개 채널을 내달부터 전국의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들에게 무료로 전송키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유선방송협회는 한국영상, 방송대학TV, 교통관광TV, 아리랑TV, 연합TV뉴스 등 「공공적 성격」을 띤 채널을 전송한다는 방침과 함께 오는 26일 대전에서 열리는 정기총회 안건으로 종합유선방송의 「국민채널 보급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공식 상정키로 했다.
이인석 유선방송협 회장은 『이들 공공적 성격의 채널은 대부분 공익자금이나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단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함께 시청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종합유선방송이 기존 중계유선방송처럼 저가형 「국민 채널」을 보급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배되는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은 『전남 목포 서남SO가 이달부터 지역 내 특정 아파트단지 입주자를 대상으로 SO의 지역 채널을 비롯해 외국위성방송 등 모두 22개의 채널을 월 3천원에 공급하겠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밝히고 『이처럼 종합유선방송이 앞장서서 「가격파괴」를 단행하는 이상, 중계유선방송도 이에 맞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같은 「케이블TV 가격파괴」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중계유선방송에 의해 케이블TV 일부 채널을 무상 전송하는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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