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케이블TV 「보급형 국민채널」 실현 가능할까

케이블TV 업계가 가입자 증대를 위해 「보급형 국민채널」을 부산지역에서 시범 실시할 예정이나 그 실현가능 여부와 효과에 대해 일부 문제점이 제기돼 주목된다.

지난달 22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조경목)는 이사회를 열어 케이블TV의 공익기능을 높일 수 있도록 공공채널 등 모두 13개의 채널을 올 한 해 부산지역에서 시범서비스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적인 시행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번 시범서비스에는 한국영상, 방송대학TV 등 공공채널을 포함해 KBS 1, 2, EBS, KBS위성 1, 2, MBC, SBS, 지역채널 등 10개의 채널에다 3개의 프로그램공급사(PP) 채널이 주간 단위로 순환 교체 방송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총 13개 채널이 서비스되는 셈이다. 협회는 케이블TV 보급확대를 위한 선투자 개념으로 수신료를 무료로 서비스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청자는 각 종합유선방송국(SO)이 자율 결정한 수신시설 유지관리에 필요한 실비(매월 약 3천원 안팎)만 내면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13개의 채널을 일부 수신자에게 별도로 전송하는 것은 현재의 SO가입자 관리시스템상 기술적인 문제점이 예상돼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방송기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현재의 케이블TV 전송방식은 SO가 가입신청자들에게 컨버터를 보급하고 대부분의 채널에 스크램블(비화처리)을 걸어 신호를 보내면, 가입자 컨버터에서 스크램블을 풀어 채널을 볼 수 있도록하고 있다.

따라서 보급형 국민채널 가입자에게도 일단 컨버터를 지급한 뒤, 개별 가입자의 컨버터에서 이를 취사선택해 스크램블을 푼 뒤 프로그램을 시청토록해야 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현재 SO의 가입자 관리측면에서 상당한 기술적 애로사항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이번에 시범서비스를 하게 되는 13개의 「보급형 국민채널」에는 스크램블을 걸지 않은 채, 전송하고 나머지 채널들에만 스크램블을 건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채널 가입자는 컨버터를 설치하지 않고도 스크램블 없는 13개의 채널을 수신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공동수신 무료 시청자들과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공동수신용 안테나에 케이블TV 전송선로를 물려놓은 지역에서는 무료시청을 그대로 방치해 둘 수밖에 없어 국민채널 가입자와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컨버터 기능이 내장돼 있지 않은 구형 TV수상기를 보유한 가입 신청자를 위해 SO는 이번에 서비스하는 13개 채널을 VHF대역 1번에서 13번까지의 채널로 다시 전송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한다.

이러한 기술적인 어려움 외에도 관계자들은 보급형 국민채널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즉 보급형 채널이 사실상 기존의 중계유선방송 가입자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중계유선방송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채널 패키지 중 지상파방송을 제외한 케이블TV 채널들로는 가입신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없기 때문에 가입자 증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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