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환차손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1월 美 달러당 7백87원대에 머물던 원화가치가 수출부진에 따른 외채누적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 7월 8백원대를 넘어서고 연말에는 8백30원대로 뛰었다.
속도가 붙은 원화절하 행진은 올초 더욱 빨라져 지난 31일 원화는 달러당 8백60원대를 돌파했다. 이처럼 원화가치가 급락하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자고 나면 늘어나는 환차손으로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통상 美 본사에서 제품을 달러 베이스로 계약 구매해 국내에서 직접 팔거나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즉 구매대금은 달러로 결제되는 데 비해 국내에서의 거래는 원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차손은 고스란히 국내 진출 외국계 컴퓨터업체들이 떠안아야만 한다.
특히 재고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워크스테이션 및 보급형 서버, PC서버업체들은 원하절하에 따른 환차손이 메인프레임이나 중대형 유닉스 서버업체에 비해 더욱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진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차손 규모가 한달에 3억원 정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연간 수십억원 상당의 환차손으로 인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판』이라고 어려움을 밝혔다.
외국계 워크스테이션업체의 한 관계자도 『원화절하가 지속되면 올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모두 환차손에 메우어야 할 지경』이라고 밝히면서 『대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별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왜냐하면 환차손을 보전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안이 제품가격을 인상하거나 대리점에 대한 할인율을 낮추는 것인데 둘 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제품가격 인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중대형컴퓨터시장 경쟁구도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신 포도」이고 대리점에 대한 할인율 축소도 대리점의 반발로 섣불리 실시할 수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본사에 환차손을 고려해 공급가격을 낮춰달라는 요구도 할 수 없어 국내진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이들 업체들은 이를 내부적으로 흡수한다는 기본전략 하에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사업전개 방향을 기존 매출 위주에서 이익 위주로 전환하고 불요불급한 경비를 축소하는 등 경영합리화로 대처해 나간다는 것.
또 본사로부터 고객에 이르는 제품전달 경로와 기간을 최대한 축소, 환차손을 극복하기 위한 물류 프로그램 정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대형컴퓨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방안도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어 환율이 인하되기를 기대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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