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금요기획 "화제와 이슈" (9);전자업계 불황 타개책

새해를 맞는 전자업계의 각오가 비장하다. 지난해 매출계획이 큰 차질을 빚은데다 올해 경영환경은 더욱 암울한 쪽으로 기울어짐으로써 허리띠를 바싹 죄지 않으면 경영위기에까지 몰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등 전자4사의 시무식에서도 이러한 위기론은 확연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총괄대표인 윤종룡 사장은 현상황을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로 규정하고 「전 임직원이 기존의 사고와 과거의 경험만을 고집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즉 이제까지의 타성이나 고정관념, 형식주의, 이기주의, 권위주의 등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지 못하면 「내일의 일류」는 물론 「생존」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아직까지 금년도 사업계획도 확정짓지 못하고 새로운 판(조직) 짜기에 몰입해 있다.

구자홍 LG전자 사장도 올해의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보고 「성과중심의 책임경영」을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각 사업부와 개개인의 「자율」을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두어온 경영기조를 올해에는 개개인까지 철저하게 「성과」를 따지는 책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배순훈 대우전자 회장은 『그동안 탱크주의 도약운동이라는 내부혁신을 전개함으로써 외부의 충격을 줄일 수 있었지만 이제부터 임직원 스스로의 생각이 바뀌고 그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21세기 세계 가전업계 선두기업 진입」이라는 목표가 물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은 그동안 양적성장으로 방만해 있는 조직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내실경영에 주안점을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전자4사의 이러한 인식은 곧바로 사업전개 방법에서부터 변화될 조짐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한계사업군의 정리. 각종 전기제품과 소형가전으로 사업품목을 확장해온 전자3사의 경우는 이미 지난해에도 몇몇 사업을 중단하거나 중소기업 등으로 이관했는데 올해에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신에 중점 육성사업쪽으로 자원을 집중한다는 게 전자4사의 공통점이다.

지난 한해동안 떼내버려야 할 사업을 면밀 분석한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하나둘씩 행동으로 옮길 태세다. 윤종룡 총괄대표도 『적사사업 분야에 대해 자체 혁신과 해외이전을 통해 정상화를 추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가지치기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몇몇 사업에서 손을 뗀 LG전자는 여기에 사업부의 해외이전까지도 포함시키고 있는데 대신 유휴인력을 중점 육성사업에 집중 배치하는 「선택과 집중」을 확실히 실천해나갈 태세다. 대우전자는 한계사업 정리와 함께 해외시장에서도 1등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곳에는 힘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전자도 한계사업군 정리를 금년도 중점 추진사안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를 통해 고도화된 사업구조를 조속히 갖추는 한편 철저한 책임경영과 경영효율의 극대화를 실현시켜 난국을 헤쳐나가겠다는 게 새해를 맞는 전자4사의 의지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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