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내수판매는 올해에도 지난해처럼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인가. 컴퓨터 유통은 지난해보다 더 나아갈 가능성은 없는가. 이동통신기기제품의 가격파괴가 올해에도 계속될 것인가. 부품유통의 불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는가. 새해 전자유통시장은 제품별로 전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 전자제품의 내수시장 규모를 가늠하게 될 가전.컴퓨터 및 정보통신기기.부품유통시장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종합진단해 본다.
가전유통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양상을 보이면서 고객유치를 위한 유통채널간 매장개설과 가격인하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것이란 게 업계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전유통시장 경기는 경제전반의 경기동향, 통화량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고 특히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와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올해는 대통령선거 등 경기전망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어둡고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고 보면 올해 가전유통시장의 경기전망 역시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가전유통이 품목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그동안 해마다 6~7% 정도의 성장률을 보여오던 가전내수시장이 올해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역신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울 중심으로 수도권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내던 창고형 할인업체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지방 중소도시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고, 현재 전국적으로 15~19개의 유통점을 갖고 전자랜드.하이마트 등 전자양판점들도 이에 뒤질세라 매장개설을 통한 "세불리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그동안 국내진출을 암중모색해오던 베스트전기.다이에 등 일본 가전양판점들의 대한진출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가전업체 소속 대리점들의 대응전략도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고형 할인매장과 양판점의 매장개설, 일본 가전양판점의 對韓진출로 가장 바쁜곳은 가전3사의 대리점들이다. 이들 가전대리점은 창고형 할인매장.양판점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급 품목을 다양화하고 치열한 가격인하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어느 정도 매입규모를 갖춘 대형 가전대리점의 경우는 매장 대형화와 함께 비슷한 대리점들과의 연합운영도 모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일부 가전대리점의 경우 외산 가전제품과 함께 경쟁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양판화를 꾀하면서 제조업체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컴퓨터 유통시장은 "작년보다 특별히 나아질 것이 없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단시일내에 경기가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가격파괴행진이 지속돼 품목별 컴퓨터유통 마진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금력과 영업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 유통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반면, 유통업체를 인수한 두고그룹과 해태전자 등 대기업의 대대적인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용산 전자상가 등 기존 조립PC업체들도 상가별로 연합화를 추진해 전국적인 공동AS체제를 갖춰 공동상표의 PC를 내놓고 국내 PC메이커 및 외산 PC수입업체와 힘겨운 시장확보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SW)는 PC수요의 확대로 일부 주요제품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윈도용 PC 소프트웨어가 SW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기기 유통시장 경기와 관련해서는 이동통신기기 시장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에게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휴대전화 단말기 공급권을 올해를 기해 전면 폐지함에 따라 96년도와 같은 단말기 가격파괴전은 일단 자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올해 2월부터 시티폰(CT2)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서 CT2단말기가 휴대전화시장을 상당부분 잠식하고 3월에는 무선호출기능이 포함된 CT2 플러스 단말기가 등장해 무선호출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부품유통업계는 급속한 비메모리로의 영업방향 전환이 예상된다. 이미 과포화에 달한 메모리시장에 굳이 매달릴 것이 없다는 것이 부품유통업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또 부품유통업체들은 올해 경영목표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엔지니어링 세일에 무게의 중심을 두고 있어 업체간 전문 기술인력 확보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주문형 반도체(ASIC)나 시스템사업쪽으로 힘이 주어지고 메모리보다는 통신부품의 활황이 예상되는 한해이기도 하다. 여기에 본격적인 인터넷시대를 맞아 인터넷 부품의 약진도 예견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몇몇 부품유통업체들이 영상통신을 위한 각종 부품 및 시스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컴퓨터 수요가 포화된 상태에서 이를 응용한 통신부품. 시스템사업은 보다 고부가가치의 시장일 뿐 아니라 아직 개척되지 않은 처녀지라고 볼 수 있다.
또 정부의 CT2.위성방송사업과 맞물려 각 부품유통업체들의 통신부품 취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97년도의 부품시장은 인터넷과 통신부품을 위주로 한 기술인력의 유통시장 진출이 전망되고, 보다 고부가가치화한 상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의 올해 총매출은 지난해 13조3천억원보다 14.7%가 성장한 15조3천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백화점은 카테고리킬러사업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기하락에 따른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약화로 알뜰구매를 할 수 있는 할인점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올해에는 할인점들의 약진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중에 전국적으로 20여개의 할인점이 추가로 개설되고 매출도 지난해 1조2천억원보다 약 1백50% 늘어 모두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정부가 올해부터 자연녹지에 할인점 개설을 허용할 방침이어서 할인점의 전국 확산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객확보에 노력해온 홈쇼핑사업 또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광역화된 인터넷 홈쇼핑이 점차 자리잡아가고 케이블TV 홈쇼핑채널들도 3년째를 맞으면서 매출과 운영면에서 노하우가 쌓인 만큼 뚜렷한 약진세가 기대된다.
【유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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