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쓰시타전기산업이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의 소프트웨어 제작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소재제작에서부터 프레스까지의 일관체제를 정비, 소프트웨어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DVD 상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美 영화회사 MCA의 매각 이후 침묵을 지켜온 마쓰시타의 소프트웨어 사업참여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DVD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있는 기업이 많아 지금은 제작, 편집부문이 풀가동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디스크사업부 미디어추진실 관계자의 말이다. 11월 말까지의 편집, 제작건수가 10개 타이틀에 달하는 등 시작이 순조롭다는 것.
DVD 소프트웨어의 제작은 내용의 기획부터 녹음, 편집 및 제작, 원반제작, 프레스에 이르는 순서로 진행된다. 마쓰시타는 첫 단계에서부터 일괄해 수주하는 체제를 갖추고 지난 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미디어추진실에는 약 50명의 스태프가 배치돼 있다. 편집제작은 연간 1백50개 타이틀, 프레스는 국내에서만 월간 60만장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소프트웨어회사가 가진 영화자산을 DVD로 상품화하는 작업을 중점 추진하지만 자회사인 파나소닉영상을 통해 녹음작업까지 수주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같은 일관생산에 나서고 있는 업체는 마쓰시타 외에 도시바, 파이어니어 등에 불과해 마쓰시타가 이 사업에 얼마만큼 비중을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마쓰시타는 지난 92년 CD생산을 그룹의 테이체크에 이관했다. 따라서 지금은 비디오CD를 일부 제작하고 있다. 음악CD와 CD롬 세계시장은 연간 24억장이라는 점을 감안, CD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테이체크를 포함한 마쓰시타그룹 전체를 놓고 볼 때 소니와 워너브러더스, 폴리그램 등 기존 업체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DVD 소프트웨어는 저작권문제 등 때문에 상품화가 늦어져 연내에 발매되는 것은 약 50개 타이틀에 불과하다. 타이틀당 판매수량도 5천∼1만장 정도로 예상돼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쓰시타가 조기에 체제를 정비하는 것은 하드웨어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절대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마쓰시타는 2000년에는 DVD 소프트웨어 수요가 10억장선에 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DVD는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의 표준으로 육성될 가능성이 커 규격제정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도 소프트웨어사업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에 DVD 관련매출을 7천억엔으로 잡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구분은 명확히 하고 있지 않지만 디스크 생산을 기준으로 세계 5위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MCA의 주식매각과 게임사업의 실패에서 나타난 것처럼 마쓰시타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관련분야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원래 하드웨어를 만들어 성장한 회사인 만큼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영화제작과 같은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사업은 무리지만 DVD와 같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사업은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PC사업에서도 네트워크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화에 나서고 있고 침묵을 지켜온 소프트웨어사업에도 착수했다.
「마쓰시타에 소프트웨어사업은 무리」라는 세평을 뒤집을 수 있을는지는 DVD가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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