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개발 자금 관리에 구멍...정부, 동일과제에 이중 지원

동일한 내용의 연구개발 과제로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기금을 이중, 삼중으로 타내는 이른바 「정부기금 빼먹기」현상이 예상외로 빈발하고 있어 정부의 기금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지원받은 정부의 연구개발기금을 당초 신청한 연구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목적과 다른 수익사업에 유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0월30일 감사원이 정보통신연구관리단 내사에서 국세청 세금납부실적과 과학기술진흥기금을 비교 평가한 결과 밝혀졌다.

정보통신부 및 감사원 감사내용에 따르면 건원(주), 인터트레이딩, 윈컴퓨터, 큐닉스 등 유망 정보통신기업들은 감사원 감사결과 동일한 과제로 정보통신부에서 관장하는 정보화촉진기금과 과학기술처 산하 한국종합기술금융(주)의 연구개발기금, 통산부 산하 공업발전기금 등 수억원대의 연구기금을 이중 또는 삼중으로 지원받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윈컴퓨터는 정보화촉진, 정보통신산업 기반조성, 정보통신 기술개발을 위해 사용하게 돼 있는 정보화촉진기금을 지원받은 뒤 과제연구는 수행하지 않고 영어학원을 차려 지원금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원(주)과 인터트레이딩의 경우에는 각각 반도체 칩 개발, SW를 개발한다는 내용의 기금신청서를 이중으로 제출, 정보화촉진기금과 공업발전기금 등 각종 연구개발기금을 중복 지원받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큐닉스의 경우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LBP용 폰트 질 향상 ASIC 기술개발(1천2백)」이라는 비슷한 명칭의 과제로 정보화촉진기금과 과학기술진흥기금을 중복으로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의 중소기업지원 기금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은 기금 관리기관들이 연구과제를 「기업비밀, 대외비」라는 명목으로 상호 교차해 비교하지 않고 있는 등 정부의 관리소홀과 함께 참여기업들도 이를 악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감사결과가 알려지자 정보통신연구관리단은 『현재 동일과제로 혐의를 받고 있는 과제에 대해 전문위원회를 열어 전문심사관이 판단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과제명이 비슷하다고 해서 반드시 동일과제라고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보통신부 감사에서 전자통신연구소와 부설 정보통신연구관리단은 회수 3건, 경고 3건, 주의 8건, 통보사항 4건, 현지조치사항 5건 등 총 23건의 지적을 받았다.

<대전=김상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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