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가설에 필요한 일체의 자재와 기기 및 기술자와 종사원의 봉급, 식대, 여비 등을 모두 차관 금액 중에서 지급하고, 전주가설 등에 소요되는 인부는 화전국의 요청에 의해 조선정부에서 제공하되 그 비용을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차관 금액을 절약한다는 것이 4조의 내용인데, 화전국에서 수입하는 일체의 기자재에 대해서 면세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화전국의 운영과 관리는 기술상 숙련공이 아니면 어려우므로 차관을 상환할 때까지 중국전보국에서 관리를 대리하며, 조선인 학생을 선발하여 기술을 습득시키고, 전보의 이용이 적어 수입이 많지 않을 때에는 화전국의 경상 유지비를 조선정부에서 지불한다는 것이 5조의 내용으로, 조선과 중국의 관보는 비용을 받지 않으나, 반드시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차관 10만 냥은 중국전보국이 있는 천진의 은행에 예치해 두고, 필요에 따라 인출 사용한 후 북양대신에게 보고하여 조선 정부의 검사를 얻어야 하며, 가설이 끝난 다음에도 남는 금액이 있으면 앞으로의 수리 비용으로 남겨 둔다는 것이 6조의 내용이었다.
전선가설 착공과 더불어 조선정부는 주변의 지방관에게 시달하여 함부로 전선 가설을 방해하거나 준공 후에 파손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고 영구히 그 보호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7조 내용이며, 8조에는 전선이 준공된 후 전선의 수리와 보호가 제일 급하므로 중국의 예를 따라 매 20리에 순병(병졸) 1명, 매 100리에 순변(장교) 1명을 두고, 착공과 동시에 조선정부는 순변, 순병을 뽑아 배치하여 각각 담당 선로를 순회 감시토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김지호 실장은 피던 담배를 끄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을 바라보았다.
지는 저녁놀이 한강으로 내려앉아 있었다. 제법 쌀쌀한 바람이 강가로 길게 늘어선 버드나무 잎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아름답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한강은 아름다웠다.
은옥.
김지호 실장은 노을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은옥을 생각했다. 꽤 먼 거리에 있는 운성리 위성 관제소로 매일 출근하는 아내.
오늘 아침 오랜 만에 저녁이나 함께 하자고 한 은옥과의 약속이 붉은 한강 물을 따라 떠내려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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