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용호 삼성GE의료기기 선임연구원>
『세계 최고의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제품을 제 손으로 만들고야 말겠습니다.』
현용호 삼성GE의료기기 전임연구원(33)은 삼성GE의료기기가 초음파 영상진단기 분야에서는 후발업체이기 때문에 오히려 엔지니어로서의 꿈을 펼치기 좋은 환경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선발업체를 제치고 세계시장에서 각광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좌절과 보람을 거치며 연구원 스스로가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엔지니어로 거듭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6년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91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광전자분야 전공)를 취득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산학장학생으로 입사한 현 연구원은 그동안 종합연구소에서 리얼타임 컨트롤과 탐촉자 등 초음파 영상진단기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그후 미국의 GE와 지분조정을 거쳐 삼성의료기기가 현재의 삼성GE의료기기로 거듭나던 93년 지금의 회사로 발령받아 초음파 영상진단기 관련업무에 매진해온 현 연구원은 특히 수출전략형 차세대 초음파 영상진단기(모델명 LOGIQα200) 개발에 참여,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삼성GE의료기기가 지난 94년 7월부터 2년간 약 50억원을 들여 GE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제품은 48채널로 동급 최대 채널수를 가지고 있으며 뉴 디지털 이미지 소프트너 방식을 채용, 단순 노이즈 제거뿐만 아니라 미세한 임상정보도 필터링되어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또 페네트레이션 모드를 적용해 프로브의 멀티 프리퀀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비만환자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며 스마트 줌 기능을 내장, 기존 방식과는 달리 줌과 동시에 해상도를 증가시킬 수 있게 설계된 수출전략형 모델이다.
이 제품에서 그는 환자의 진단시 유저가 이미지 사이즈를 바꾼다든지, 특정부분을 자세히 본다든지 할 경우 이미지를 리얼타임으로 디스플레이하는 등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전부 컨트롤하는 초음파 영상진단기의 핵심장치인 리얼타임 컨트롤러 개발을 담당했다.
『어느 연구원이나 마찬가지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이 상품화에 성공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제 경우는 그동안 상품화와 상관없이 기술확보 차원에서 연구에 전념해 오던 삼성이 처음으로 만든 수출전략형 차세대 초음파 영상진단기라는 점에서 기쁨이 배가됩니다. 특히 개발 초기단계인 지난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원탁 위에서 보드를 맞춰 첫 이미지를 띄웠을 때의 감격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초음파 영상진단기에만 약 5년을 매달리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는 그는 국산 전자의료기기의 최대 약점은 대부분 제품 설계단계부터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아 외국 경쟁사에 비해 디자인 부분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개발완료 후 잠시의 휴식을 접어두고 LOGIQα200에 사용되는 11개 프로브의 버전 업과 화상의 질을 더욱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예정인 그는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지는 못할망정 욕을 먹지는 말자」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연구활동 외에 볼링과 카 레이싱을 틈틈이 즐기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박효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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