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은행의 주전산시스템 공급을 놓고 중대형컴퓨터업체 간의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경기은행은 최근 현재 운용하고 있는 계정계시스템의 노후화와 더 이상의 시스템 확장이 어려운 점을 감안, 새로운 전산시스템으로 전면 교체키로하고 한국NCR, 한국IBM,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 한국HP, 한국디지탈 등 6개 주요 중대형컴퓨터업체에 입찰제안을 요청했다.
오는 16일로 임박한 경기은행 입찰제안 마감일을 앞두고 이들 6개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제안기종 및 솔류션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는 동시에 경쟁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은행의 계정계시스템 공급에 비상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까닭에 대해 중대형컴퓨터업계 관계자들은 『공사 규모가 1백억원을 웃도는데다 향후 정보계 등 여타 부수 시스템 공급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다 경기은행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시스템(NCR 9800)을 고려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전산시스템을 재구축, 금융개방 등 격변이 예상되는 2000년대 대비한 최첨단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있어 이번 경기은행 전산시스템 수주전에는 각사가 갖고 있는 중대형컴퓨터의 기술 경연장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유닉스를 기반으로한 분산환경 대세에 밀려 그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메인프레임업체들은 과거보다 개방화가 진전된 시스템을 갖고 대응, 메인프레임(현재는 엔터프라이즈 서버) 영화를 재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어 이번 사안은 메인프레임업체와 유닉스 서버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또 그동안 중대형컴퓨터 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은행 전산시스템에 대한 변변한 「실적」이 별로 없던 일부 업체들은 경기은행을 국내 은행권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경기은행 계정계 시스템 수주전은 또 한국IBM, 한국유니시스, 한국NCR 3사 간의 구원(舊怨)을 푸는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 경쟁은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IBM, 한국유니시스, 한국NCR은 최근 동화은행, 한국담배인삼공사 전산시스템 공급 경쟁에서 악연을 맺고 있다.
한국IBM은 한국유니시스가 공급, 지금까지 운영돼던 동화은행의 주전산시스템을 자사 시스템을 교체하는 「윈백」을 실시, 한국유니시스에 치유할수 없는 상처를 안겼으며 한국NCR은 현대전자를 통해 한국담배인삼공사의 한국유니시스 전산시스템을 자사 「월드마크51000」기종으로 교체하는 사업권을 획득해 한국유니시스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처럼 한국IBM과 한국NCR에 연달아 펀치를 맞은 한국유니시스는 이번 경기은행 건을 계기로 일거에 실지를 만회한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체 간의 얽히고 설킨 자존심까지 내재된 이번 경기은행 주전산시스템 수주전은 이래저래 업계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할 수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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