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프랑스의 편견

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를 둘러싼 파문이 계속 퍼져나가고 있다. 프랑스 최대의 가전업 체인 톰슨 멀티미디어가 대우에 인수된다고 발표되자 이 회사 노조와 언론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프랑스 유권자들도 대부분 톰슨그룹의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라 트뤼뷘 데포 스」지가 유권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72%가 톰슨그룹을 라가르데르 그룹에 매각하는 데 반대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정계일각에서조차 이를 비판하면서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프랑스정부는 앞으로 공기업민영화위원회를 통해 당초방침을 철회하거나 축소할 기미마져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측은 톰슨 멀티미디어를 인수할 경우 공장감축이나 감원 등은 톰슨경영진의 건의를 받아들여 결정하는 한편 앞으로 고용인력을 증원할 것이며 본사를 계속 파리에 두고 프랑스와 북미지역에서 독자적인 상표도 보존할 것 등을 약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극심한 적자에 시달려 온 톰슨그룹 노조가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 여론도 단순히 톰슨그룹의 경영주의 교체에 따른 변화를 우려하거나 간판 국영기업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수긍할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이 계속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이를 부추기는 인상을 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프랑스 야당인 사회당이 인수기업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정치적인 압력으로 볼 수도 있다.

그것은 혹시 우리나라나 대우에 대한 어떤 편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일은 과거 일본의 소니와 마쓰시타전기가 미국의 영화, 엔터테인먼트업체들을 인수해 고전했던 일을 상기 시켜준다. 소니사는 콜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한 이래 미국 간부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시달렸고 마쓰시타는 인수후 적자에 시달리다가 5년 만에 다른 회사에 넘기고 말았다. 이들 일본 전자업체의 실패는 미국의 기업문화와 영화산업의 이해부족에 기인했다. 대우는 이러한 선례를 거울삼아 톰슨 멀티미디어의 인수, 경영을 성공으로 이끌어 명실상부한 다국적기업으로서의 면모를 입증할 것으로 믿는다. 프랑스언론과 국민들도 하루속히 선진화, 세계화를 위해 진력하는 한국의 위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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