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개최한 외국 유명 소프트웨어업체의 국내 현지법인 인사담당자는 학생들의 관심이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가와 기업이 얼마나 자신의 능력개발을 지원해줄 것인가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학생들의 세번째 관심사는 토요 휴무제를 포함한 업무시간의 유연성이었고 네번째는 급여와 복리후생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들은 서구 개인주의 문화를 반영하듯 철저한 개인능력 위주의 인사관리와 급여체계를 갖고 있다. 물론 문화와 전통이 다른 국내 기업환경에서 지나친 개인주의 방식은 권장할 만한 것이 아니며 또 그런식의 기업변화는 가능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들의 개인능력 위주의 인사관리체계에는 철저한 전문교육과 권한부여를 통한 프로의식이 숨겨져 있다는 점에서 국내 소프트웨어업계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외국 기업들은 임직원의 프로화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의 프로화를 위해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수시로 갖고 전문가 양성에 집중한다. 또 전문교육을 받은 각 개인들에게는 충분한 권한과 최소한의 통제로 자율적인 업무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성 뒤에는 업무결과에 대한 철저한 책임이 동반하고 그 결과는 연봉과 인사고과에 고스란히 담겨져 나온다. 개인의 능력을 인사고과의 주된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물론이다. 국내 기업들이 개인능력 못지않게 조직의 융화, 즉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것과 비교된다.
전문성이 절실한 소프트웨어업계에서 이러한 개인능력 위주의 인사관리는 전문가 집단을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직률이 높은 소프트웨어업계에서도 특히 외국 기업은 그 비율이 더욱 높다. 이는 철저한 능력위주 방식이 개인주의를 가속화해 애사심이나 조직과의 융화보다 개인의 가치를 더욱 높이 사주는 곳으로 미련없이 떠나는 상품화를 부채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옮기는 직장도 외국 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외국 기업들도 현지법인은 단지 마케팅을 위한 창구일 뿐이기에 마땅한 경력자를 능력에 맞게 데려오면 그뿐이라는 생각으로 별로 문제시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다. 근속연수를 정해진 대로 채우면 별 문제가 없는 한 승진이 보장된다. 승진이 되면 개발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관리자로 돌아선다. 특히 이런 경직된 인사체계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욱 심한데 이런 인사체계에서 개발 노하우가 쌓일 리 없다.
중소기업이 실전을 통한 교육을 담당해 인력을 배출하고 이를 대기업이 손쉽게 빼가는 구조로 돼있다는 것도 문제다.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은 거의 외국 제품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운용체계나 데이터베이스 등 기반 기술은 외국 제품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이를 응용한 응용소프트웨어와 일부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그나마 국산으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어서 고급인력의 확보를 통한 개발경험의 축적이 시급한 실정이다.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만든다. 그리고 그 사람은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인력 확보를 위해 외국기업의 전문가 양성을 위한 노력과 합리적인 능력위주의 책임과 권한부여 방식을 주목하고 지나친 개인주의로 흐르는 경향을 막기위해 우리 전통의 조직융화를 잘 조화해 새로운 한국형 인사관리체계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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