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CD롬타이틀산업 활성화

朴賢濟 솔빛 사장

미래의 파피루스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던 CD롬 타이틀이 얼마 전부터 어려운 시장상황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매체에 밀려 그 빛이 퇴색되고 있는 듯하다. 청운의 꿈을 안고 창업을 했던 많은 CD롬 타이틀회사들은 온라인 매체로 전환해 웹개발 전문회사로 성장하거나 대기업의 용역업체로 연명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나의 새로운 매체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고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CD롬 타이틀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국내시장에서 교육용 타이틀의 경우 대부분 제품판매량이 1천∼2천개 정도가 고작이고 초베스트셀러가 돼야 1만개가 팔린다. 좋은 타이틀을 만들기위해서는 판매량이 적게는 1억원에서 수억원에 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감안할때에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CD롬 타이틀시장이 취약한 것은 먼저 유통망의 미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타이틀시장이 생성초기에 「할인」을 전문으로 하는 용산지역에서 태동하다 보니 정가체제가 유지되지 못해 초기부터 소비자로부터가격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게 되었을 뿐더러 유통망이 여전히 용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의 시장접근도 용이하지 않다.

또다른 이유는 제작사의 난립으로 인한 제품 질의 저하로 소비자의 불신이깊어졌다는 점이다.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트를 프로그래머와 기획자, 디자이너가 유효적절히 팀을 이루어 가공할 수 있어야 하고, CD롬 타이틀의 특성인 인터액티브라는 측면을 중시해야 하는데 이러한 충분조건을 갖춘 제작사를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현재 국내 CD롬 타이틀시장은 수년의 경험과 인지도를 갖춘 전문기업과콘텐트나 자금확보가 용이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돼 가고 있다.

산업의 재편과정에서 타이틀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가지 새로운 접근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CD롬 자체가 상품성이 취약하다고 보고 타 매체와 연계하거나 서비스의 보조물로 판매하면서 주 제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수단으로 상용하는방안이다. 즉 방문판매조직을 갖고 있는 출판사의 경우 출판물의 보조물로CD롬을 제작해 출판물과 함께 판매한다. 또한 강의의 부교재 등의 형식으로 학원에서 판매하거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면서 CD롬을 활용하는 방안도강구되고 있다.

또한 세계시장을 향해 진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때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제품이 그렇듯이 국내시장만을 대상으로 개발비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세계시장을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동남아시장으로부터 직접 구미시장까지 완전 자체 개발로부터 외국 콘텐트업체와의 제휴에 의한 공동시장 개척까지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CD롬 드라이브를 기본으로 장착한 PC가 연 2백만대가 팔리는 것을 감안, 내수시장을 겨냥해 국내 단품판매를 견지해 나가는 정공법도 제시할 수있다. 하지만 결국 유통망의 미비가 결정적인 약점이 되므로 유통망의 정비를 위한 공동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홍보물이나 배포물을 CD롬으로 제작하는 것도 타이틀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매우 유용한 방안이다. 많은 자료를 디지털로 보관하게 됨으로써 활용률을 높일 뿐 아니라 CD롬으로 만들어진 자료를 웹으로 서비스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정보서비스 차원에서도 유용하다.

지난 5년간 국내 CD롬 타이틀산업은 전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멀티미디어 콘텐트산업으로서 근간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그러나 노력의 결실을맺지 못하고 유통구조 등의 문제로 인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모험기업을 중심으로 한 많은 노력이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과 소비자의 관심이 필요한시점이다.

업계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국가경제를 위한초석이 될 수 있도록 제휴 등을 통해 공동대처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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