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가장 잘 아는 이는 아이들이다.』
미국에서 인터넷 음란물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을때 한 단체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나온 말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컴퓨터를가장 잘 다루는 것은 아이들이며 기성세대는 대부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 지식의 폭이 좁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이들을 보호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에서 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웬만한 가정에는 컴퓨터가 보급돼 있고 십중팔구 주 사용자이자 전문가는 어린이나 학생이다.
우리나라도 컴퓨터가 가정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 이후 교육을 받은 학생이나 젊은층의 상당수는 컴퓨터에 대한 기본소양을 갖추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정보화와 관련한 국가의 전반적인 전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반면 컴퓨터와 정보통신을 활용한 하이테크 범죄 발생의소지가 높아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서울지검은 홈뱅킹 거래를 하는 고객의 거래정보를 빼내 거액을 가로챈 한국과학기술원생 최모씨를 컴퓨터 등 사용사기 및 컴퓨터 정보처리 관련 업무방해혐의로 구속했다고 한다. 최씨는 PC통신망과 연결된 인터넷 서비스망에서비스 이용자들의 ID와 비밀번호를 가로채는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 고객의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뒤 홈뱅킹 서비스에 접속해 국민, 외환, 경남은행 계좌간 순차적인 자동이체에 성공하자 노트북PC 구입대금을 갚기 위해 신한은행 한 고객의 계좌에 든 5백92만원을 판매상의 외환은행 계좌로 자동이체되도록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관련은행들이 홈뱅킹 서비스망을 폐쇄한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던 다른 업체도 획기적인 보안대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이같은 범죄형 해킹은 증가할 것이고, 지식이 달리는 구세대가 컴퓨터 사용이 생활화된 새로운 세대의 탈선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 차제에 어려서부터 「정보 도덕교육」이라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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