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자동판매기업계가 사업을 다각화하고 생산규모를축소하는 등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산전, 삼성전자, 해태전자, 롯데기공, 만도기계등 자판기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불황이 상반기내내 지속되는등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생산량을 줄이는 한편 본격적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나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에 1만2천여대의 자판기를 판매하는데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한 LG산전과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에는 자판기 생산량을 대폭 줄인다는 내부방침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태그룹 계열사인 해태음료에 캔자판기등을 집중 공급해 온 해태전자도 자판기 산업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 기존 자판기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자동서비스기기 등에 새로 진출할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사업방향이 설정되지는 않았으나 티켓발매기나은행의 현금지급기(ATM)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해태전자는 이와 병행, 그동안 냉열기기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합병사인 인켈이 보유한 유통망을 이용, 에어컨 판매를 신규사업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롯데칠성의 자판기 구매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기공도최근 에어컨사업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오는 10월경 자판기, 주차설비 등 사업 전반에 걸쳐중장기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만도기계도 내년부터 대리점의 이윤확대를 위해 에어컨을 공급하는 한편식품기기도 취급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판기산업의 불황은 내년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정재고를 유지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한다.
국내 자판기 업체들이 이처럼 사업규모를 줄이거나 취급품목을 다양화하려는 것은 자판기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데다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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