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유통의 요람 전자상가 지상여행 (12)

그동안 호남지역은 교통, 산업 등 여러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낙후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도로건설에 이어 산업기지가 지속적으로 들어서면서 유통업체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호남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광주시에 신세계, 롯데 백화점 등 국내 유명백화점들이 이미 입성해 성업중이거나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림전자상가를 비롯, 성원백화점, 한미쇼핑(전자랜드), 금란컴퓨터상가, E마트 등기존 유수 유통업체들도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한 자리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년전 호남 최대의 상가로 출발한 광주 반도전자상가. 행정상으로는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광주시내의 금란로와 충장로 인근노른자위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반도전자상가를 모르는 광주시민은 거의없다.

지난 82년 9월에 건립된 광주 반도전자상가는 당초 광주도매상가로 출발,1층에만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전자매장으로 꾸며졌고 2층은 옷가게 등 직물류업체들이 입주한 데 이어 3층 볼링장, 4층은 예식장으로 활용되는 복합매장이었다.

전자업종이 활성화되고 직물산업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던 80년대 중반부터가전 유통업체들이 이곳으로 몰리면서 2층과 3층에 가전기기를 비롯, 컴퓨터, 게임기 등 정보통신기기 판매점이 들어서기 시작해 90년초께에 건물명을광주 반도전자상가로 개명했다.

이 반도전자상가는 지하 1층, 지상 5층의 연건평 3천평규모로 1백70여 점포가 자리잡고 있다.

현재 1층의 경우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자리하고 있고 2층에는 게임기를 비롯해 카메라, 컴퓨터업체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3층에는 컴퓨터업체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다.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반도전자상가는 가전매장이 주류를 이루었다. 입주업체들의 80% 이상이 도매업을 하고 있었으나 근래들어서는 시장 여건이바뀌어 오히려 30% 정도가 도매업을 할 뿐 70%가 소매업에 매달려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반도전자상가의 도매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반도상가 도매업체들이 소매업으로 전환하거나 업종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반증, 반도전자상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2∼3층에는 가전제품 취급점들이 밀집해 있었다. 그러나 도매업체들의 경우 소매업으로 업종 전환하는한편 80년대말부터 컴퓨터 유통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현재 상가에는 카메라, 게임기 전문점 들을 비롯해 컴퓨터와 가전 매장이 나름대로 상권을 형성해가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가전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을 보이면서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져 유통마진이 적어지고 판매량이 줄어들자 상당수 가전매장들은중고제품 전문판매장으로 바뀌고 있는 양상이다.

가전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1층에는 중고TV만 취급하는 매장과 국내외카메라를 총망라한 카메라 전문점, 소형가전을 위주로 판매하는 소형가전 전문점, CD총판점 등이 있어 전자제품 만물상과 같은 기분이 든다.

또한 2층에는 게임기, 전화기 등 통신기기 판매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일부 대형 컴퓨터매장이 입주해 있다. 3층은 최근 컴퓨터 수요확산 붐을 타고 외부의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입주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유명컴퓨터 제품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빈 공간으로 남아있는 4층과 5층은 주차시설 확보 차원에서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상가의 그동안 주요고객은 1백30만 시민을 비롯 장성, 나주, 영광 등인근도시의 주민들을 2차고객으로 포함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신유통업체들의 대거 등장으로 2차고객은 물론 1차 고객유치마저 어려운 형편이다. 시외버스터미널마저 2년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광주 시외의 고정고객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전자상가 관리업체와 상우회는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가 활성화를 위한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주차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건물 옥상에 1백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시설과 인근 유료주차장과의 연계를 통해 상인들이 고객들에게 일정액의 주차료를 지불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동안 해마다 실시해오던 봄, 가을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를 지속적으로실시, 상인들의 친목을 도모함으로써 매장이주를 방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취급제품의 다양화를 비롯, 중고제품 교환판매, 일요장터 등 이벤트를 내건판매행사로 고객유인에도 힘쓸 계획이다.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과 공동으로 애프터서비스센터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전자상가 관리업체와 상우회는 특히 신업태 등장과 함께 대형 유통업체들이 광주지역으로 대거 몰려오는 것을 오히려 호재로 활용, 수요확대의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반도전자상가의 한 상인은 『광주광역시 1백30만 인구에 비해 유통업체가상대적으로 많아 고객확보전이 치열하다』며 『따라서 반도전자상가의 가전,컴퓨터,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의 가격은 다른 어느 지역 상가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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