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컴퓨터 바이러스가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다. 최근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국내에서 발견된 컴퓨터 바이러스를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유포된 신종 바이러스는 전체 87종으로 이 가운데 한국에서 제작된 것이 전체의 68%인 59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바이러스가 지난 94년 및 95년 한해동안 각각 41건, 81건 만들어진것과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따라서이같은 증가율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까지는 한국산 신종 바이러스가 1백여종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PC 사용자들의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
이처럼 한국산 바이러스가 계속 증가하는 데는 먼저 컴퓨터 바이러스의 제작기법 등을 소개하는 관련서적들이 늘어나 컴퓨터마니아를 유혹하고 있는데다 바이러스 개발 툴 및 관련 소스가 PC통신의 BBS나 공개 자료실에 고의적으로 유포된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컴퓨터바이러스는 젊은층에 의해 대다수 만들어지는데 여름방학이 시작돼 이들의 통신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하반기부터는 기존 바이러스 소스를 개량한새로운 변형 바이러스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동안 PC 사용자들을 당혹스럽게 한 한국산 컴퓨터 바이러스로는 「회오리 시리즈」 및 「시스터보 시리즈」 「컴백(Comeback) 시리즈」 등을꼽을 수 있는데 이들 모두 기존에 고의적으로 유포한 바이러스 소스를 변형한 것이라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회오리 바이러스는 방랑자 바이러스를 개량한 바이러스로 백신을 실행하면 감염 파일을 삭제하는 악성이며 컴백바이러스의 변형인 컴백의경우 프로그램 일부분을 다른 곳에 복사하고 그곳에 바이러스를 위치시키며때에 따라 하드디스크에 치명적 피해를 주는 등 변형될 때마다 기술이 더욱교묘해지고 있다.
이같은 바이러스의 증가로 국내 기업의 피해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다. 최근에 국내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2백30여개 업체 중 올들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험이 있는 업체는 약 60%에 달하고있고 피해액도 약 1백만원에서 5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히 기업의 통신망이 인트라넷으로 전환되면서 통신망을 통해 컴퓨터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어 피해는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따라서 이제는 바이러스를 제작, 유포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될것이다. 불건전한 정보를 유통하거나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복제하는 것만이 컴퓨터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들어 선량한 불특정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는 바이러스 제작은 이들보다 더 계획적이고 치밀한 컴퓨터 범죄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바이러스의 제작 및 유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또 통신망을 타고 컴퓨터 바이러스가 가장 빈번하게 유통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의 제작 툴이나 소스 등이 통신망에 올라오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나 불건전한 정보처럼 일반에 공개되지 않도록 빠른 시간 안에 지워버리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만든 바이러스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장난으로 만들 바이러스가 기업 사용자에게는 몇 억원의 피해를 줄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 자제해야 할 것이다.
PC 사용자 역시 바이러스의 형태가 더욱 복잡·다양해지고 있는 점을 감안,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을 바로해야 한다. 금전적인 피해 못지않게 정보와시간의 손실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이러스를 미리 예방하려는 의지가있어야만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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