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6 상반기 영상산업 결산 (7.끝);게임

지난 상반기 동안 국내 게임시장은 비디오게임부분이 침체일로를 걸은 반면에 PC게임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선 비디오게임기시장은 차세대게임단말기인 32비트게임기의 판매가 예상외로 부진하면서 전반적으로 침체된 국면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32비트게임기의 판매량은 상반기동안 1만5천대 수준에도 못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결과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32비트게임기인 「3DO」와 「새턴」등의 판촉에 열을 올렸으나 가격이 비싼 데다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주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의 세가엔터프라이즈나 소니사 등이 닌텐도의 64비트게임기출시에맞춰서 32비트게임기의 가격을 크게 인하한 것이 오히려 국내업체들의 판매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

이에 반해 PC게임시장은 큰 신장을 거듭하면서 올 상반기 동안 1백50억원(업체공급가기준)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자체가 커지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빅히트작의 경우 2만∼3만카피가팔리는 데에 불과했으나 올상반기에 이미 5만카피 이상을 넘어선 히트작이생겨났다. 이는 그만큼 PC보급의 증가에 따라 수요의 저변층이 넓어졌음을보여주고 있다.

상반기 국내게임시장의 동향을 보면 지난해까지 소비자들로부터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대만산 게임들이 시들해지면서 미국과 일본 등의 게임이 강세를나타냈다.

이에 따라 게임 관련 업체들이 미국과 일본산 게임들의 판권을 확보하기위해 열을 올렸고 이로 인해 로열티가 원가의 30∼40%선에 이를 정도로 상승해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켰다.

장르면에서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전략시뮬레이션게임으로 기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여타 장르의 게임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 동안 1만카피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의 빅히트작은 대략 10여종. 이중에서 「커맨드&컨커」(4만∼5만장), 「워크래프트 II」(3만∼4만장), 「삼국지 IV」(3만장), 「흡정공주」(1만5천∼2만장), 「요정전설」(1만5천∼2만장) 등 시뮬레이션게임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게임유통망이 급속히 붕괴되면서 시장성장을 가로막았던 점도 올 상반기게임시장의 큰 특징이다. 업체들간의 경쟁가열로 유통시장의 고질적 병폐인총판체제가 오히려 심화됐다.

동서산업개발·쌍용·SKC·LG미디어등 PC게임업체들은 각 제품별로 총판업체를 지정, 제품 전량을 넘기는 판매전략을 구사했으며 현대전자 등 비디오게임기업체도 일부 제품에 한해 총판체제로 돌아서고 있다.

이는 게임업체들이 마케팅력의 부족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유통업체들에게 막대한 재고부담을 안겨, 건전한 게임기유통질서의 확립을 어렵게 만드는 사태를 초래했다.

<원철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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