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코리아제록스, 디지털복사기 영업 딜레마

사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여겨져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모았던 디지털복사기가 시장여건의 미성숙으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이로인해 국내에서 디지털복사기를 처음으로 출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의욕에 부풀어 있던 코리아제록스에게 디지탈복사기가 당분간 「애만 태우는상품」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복사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너무 약한데다 가격도 비싸 시장이 형성되기에는 많은 시일을 요하는데도 코리아제록스로서는 가장 먼저출시했다는 이유로 아직 「없는 시장」을 만들어 내야만 하는 책임까지 떠맡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의 제품을 경쟁업체 보다 먼저 출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는효과를 얻으려면 이 제품이 상당한 양의 신규수요를 창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이에따라 관련업체가 여기에 대거 가세함으로써 신제품이 기존 제품을대체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복사기에 관한 한 이같은 선공 전략이 먹혀들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워낙 떨어지는데다아직 가격도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롯데캐논이 오는 9월경 이를 출시할계획인 것을 제외하면 경쟁업체들의 가세도 상당히 지연될 전망이다.

더구나 롯데캐논의 출시의도도 복사기 시장을 디지털로 일시에 전환하자는의도가 아니라 자사도 디지털복사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식의 체면치레용일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디지털복사기 시장의 형성은 당분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리아제록스로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디지털복사기의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구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해둘 수도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

이같은 사실은 코리아제록스가 디지털복사기에 대해 투자하는 광고·홍보비용으로도 알 수 있다. 당초 코리아제록스는 디지털 복사기에 대대적인 광고·홍보공세를 펼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까지는 아날로그 복사기에 대한홍보비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디지털 시장을 선점하려던 코리아제록스로서도 아직 이에 목멜 수만없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향후 복사기 시장이 디지털로 완전 전환될 것에대비, 제품을 먼저 출시해놓긴 했지만 이를 전략상품으로 삼기에는 주변상황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을 코리아제록스 스스로 깨닫고 있는 것이다.

<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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