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무전기 시장 "간이TRS" 돌풍

연간 5백억원정도로 추산되는 산업통신용 무전기 시장을 둘러싼 「업무용간이무전기(워키토키)」와 「주파수공용통신방식 간이무전기(간이 TRS)」간의 주도권 다툼이 무전기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업무용 무전기 분야의 터줏대감인 「워키토키」에 대해 지난해 5월 첫선을보인 신출내기 「간이TRS」가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이다.

워키토키가 전통적으로 독점해온 산업용 무전기 시장이 갑자기 영역 다툼의 회오리에 휩싸이고 있는 것은 시장의 타겟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참격인 간이 TRS의 통화 품질이 워키토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무전기 시장을 둘러싼 양자간의 주도권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전기 생산업체들도 이같은 시장 변화를 인식,간이 TRS 분야에 대한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워키토키를 주로 생산해 왔던 팬택·모토로라반도체통신·국제전자등 선발무전기 업체들이 간이 TRS단말기 개발에 경쟁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것도 간이 TRS시장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태연전자등 신생업체들도 이번이 무전기 시장 진입의 최적기라는판단 아래 간이 TRS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그동안 독과점 현상을 보여온 국내 무전기 시장은 한동안 춘추전국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워키토키 시장은 지금까지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해왔다.그러나 국제전자의 클리어무전기가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총 수요의 약 50% 이상을 점유하는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간이TRS는 지난 해 팬택이 국내 처음으로 「로저」라는 이름으로 국내 처음 출시,이제 막 명함을 내민 수준이다.지난해 총 판매대수도 1천여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일제 통화등 다양한 기능과 깨끗한 통화품질등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간이 TRS 시장이 서서히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키토키와 간이TRS가 상호 용도면에서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어 시장 쟁탈전이 본격화 될 전망』이라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산업용 무전기 시장은 워키토키와 간이TRS간의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 전망하는 올해 간이 TRS시장 규모는 전체 업무용 무전기 시장의 20%정도인 1백억원정도다.

이처럼 간이 TRS의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간이TRS가 무엇보다도 워키토키가 가지고 있지 않는 개별통화·일제통화 다양한 호출방식에서워키토키의 성능을 크게 능가하고 있는 데다 극초단파(UHF)대역의 주파수를사용,통화품질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다.

이외 함께 간이TRS는 공중망TRS와 워키토키가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집중공략할 경우 워키토키를 능가하는 산업용 통신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반면 간이 TRS의 시장 확대에 비관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간이TRS가 사용자별 ID번호를 각각 부여함으로써 통화자끼리 ID번호가 서로 다를 경우 근원적으로 통화가 불가능해 사용이 불편하고 단말기의 조작성이 떨어져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워키토키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기존 워키토키와는 전혀 호환성이 없다는 점이 시장 진입의 최대 걸림돌이다.공사장 등에서 기존 무전기를 전면교체할 경우외에는 기존 워키토키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간이TRS의 시장성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면서 무전기생산업체들의마케팅전략도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워키토키 분야에 강세를 보여온 선발 무전기 업체들의 경우,아직까지 워키토키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무전기 시장 진입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신생업체들은 간이 TRS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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