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번호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예상을훨씬 넘는 가입자의 증가에 있다. 그러나 가입자 증가 못지 않게 정부 및 무선호출사업자의 주먹구구식 번호관리도 무선호출 번호가 예상보다 빨리 포화상태에 이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7자리 번호체계 아래서 쓸 수 있는 가용번호 갯수는 1, 2 사업자를합쳐 모두 1천8백만개. 0XX국을 제외하고 100국에서 999국까지 모두 사용한다는 전제로 어림잡은 계산이다.
5월말 현재 국내 무선호출 1천98만가입자 수와 비교해 볼때 1천8백만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도 벌써부터 번호포화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번호관리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무선호출사업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번호의 수는 실제 가입자 수에 비해 1.28배에서 1.43배에 달하고 있다. 가입자마다 고정된 번호를 배정하는통신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신규가입 및 해지, 번호변경 등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여유번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선호출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 지금처럼 여유번호가 필요하다면 사업자당 가입자 수가 6백30만(015)에서 7백만(012)에 이를 시점에서는무선호출에 가입하고 싶어도 번호가 없어 가입할 수 없는 사태가 올 수 있게된다.
5월말 현재 무선호출 가입자수는 012가 5백85만명, 015가 5백13만명규모.
올들어 월평균 27만9천명(012-11만8천, 015-16만1천)씩 가입자가 늘어나고있음을 감안할 때 산술적으로는 빠르면 올해 말부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호출사업자들은 무선호출의 번호운영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주원인의하나로 교환기 문제를 거론한다.
현재 사업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TDX-PS교환기는 교환기 마다 운영할 국번이 지정돼 있어 다른 교환기에 속해 있던 가입자의 번호변경이나 기기변경을수용할 수 없게 돼 있다. 따라서 전체 가입자에 비례해 여유번호를 운영하는것이 아니라 교환기마다 각 국번에서 여유번호를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여유번호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번호가 모자라면 새로운 번호를 추가하면 된다. 즉 세 자리수 국번으로 번호가 포화되면 네 자리수 국번을 배정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네 자리 수로의 국번전환을 위한 준비도 안돼 있다는 것이 더 큰문제다. 준비는 커녕 사업자들이 번호를 운영하고 있는 실태를 보면 네 자리수 국번전환을 일부러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네 자리 수 국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세 자리 수 국번이 남아 있어야 한다. 앞의 세 자리는 같기 때문이다. 그것도 큰 단위의 번호 블럭이 남아 있어야 네 자리수 전환이 원활해진다.
현재 무선호출사업자들의 번호운영실태를 보면 백단위의 국번은 이미 소진한 상태인데다 십단위의 국번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015의 82X국에서 88X국까지가 남아 있는 번호블럭 가운데 가장 큰 덩치다.
012의 경우 십 단위에서도 연이어 남아 있는 번호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업계전문가들은 무선호출 번호가 이처럼 마구잡이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번호가 자원이라는 인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지적한다.
이는 당장 수도권 제3무선호출사업자의 경우에서 문제가 된다. 만약 신규사업자에게 배정할 국번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새로운 식별번호를 배정해야한다면 국가적인 통신자원의 하나인 통신식별번호 하나가 줄어드는 결과를초래하는 셈이다. 통신사업자들의 번호운영 실태에 대한 종합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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