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에어컨라인 증설 "딜레마"

유형오 기자

삼성전자(대표 김광호)가 에어컨 생산라인 증설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지난 92∼93년의 침체수렁을 빠져나온 에어컨 내수시장이 94년 여름부터 3년 연속 대호황세를 구가하고 있는데다 덩달아 해외시장에서의 수출주문도쇄도함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이 미치지 못해 그림의 떡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수원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70여만대 규모로 올해 30여만대를내수시장에, 40여만대를 해외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안팎에서의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전반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여타 품목에 비해 삼성역시 가전부문에선 에어컨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지만 몇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다.

특히 92년 이전까지 거의 동등한 수준에 있던 LG전자와 내수와 수출에서격차가 크게 벌어져 내심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내수에서 3%정도의 차이를 보였던 양사의 점유율은 올해 5%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수출에서는 총 80만대를 목표하고 있는 LG가 삼성을 2배정도 앞지를 전망이다.

88년을 전후로 에어컨 내수시장이 성장기에 진입할 기미를 보이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양사는 92∼93년에 에어컨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면서 모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국내 에어컨시장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불안정할 것으로 판단하고 추가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대신 시장이 안정된 냉장고·세탁기에 백색가전 부문의 투자 우선순위를 두었다.

반면 LG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1백20만대로 확충하고 92년부터 수출드라이브를 강행했다. LG전자는 에어컨 수출이 내용면에서 삼성보다자가 브랜드 비중이 낮지만 내수시장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어컨이 사치품에서 생필품으로 인식됨에 따라 향후 에어컨시장이 80년대말∼90년대초와 같은 극심한 기복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동시에 수출 주력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은오는 98년으로 예정된 에어컨 및 컴프레서공장 광주 이전계획과 맞물려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관련,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에어컨공장 이전에 앞서 현재의 수원공장의 라인을 일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총체적인 광주백색가전단지 조성 스케줄에 따라 최종적인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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