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에 관객 몰린다

예술영화가 고정관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2백 50석 규모로 문을 연 국내최초의아트무비상영관 동숭시네마테크가 작품당 평균 1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

짐 자무시 감독의 <천국보다낯선>을 비롯 <스위티>,<소년 소녀를 만나다>,<노스탤지어>,<거미의 계략>,<붉은 시편> 등 그동안 상영된 6편은 모두 영화사 백두대간이 수입,배급한 작품들로 최소 6천에서 최대2만2천의 관램객들 동원하는 흥행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사에 남을 만한 걸작 필름 40여편의 정식판권을 사들여 예술영화전용관에 공급하고 있는 백두대간 대표 이광모(37세)씨는 『이 정도의 흥행만으로도 비디오판권까지 고려하면 적자는 면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예술영화수입만을 고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극도로 상업화되어 있는 우리의 영화배급구조 때문에 일반관객이 예술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던 게 사실이다. 협소한 공간을 빌려 비디오를 보여주는 영화동아리의 소규모 영화제가 그나마 아트무비에 대한 갈증을 풀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 점에서 대형스크린으로 예술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동숭시네마테크는 시네매니아들을 위한 영화공간이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 영화관은 6개월단위로 상영스케줄을 미리 확정해 흥행에 관계없이일정기간 상영함으로써 일반 영화관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 주었으며,영화토론회,감독초청 세미나,한국독립영화제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회원가입자에게는 입장료 할인혜택과 함께 가종 이벤트에 초청해 호응을 얻기도했다.

동숭시네마테크는 올해내에 컬트영화의 거장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77년작흑백영화 <이레이저 헤드>를 포함해 이란 출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87년작으로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세계를 그려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92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프리드릭 소로 프리드릭슨의 <자연의아이들> 그리고 제도사가 그림을 하나씩 완성할 때마다 저택에서 사람이죽어가는 피터 그리너웨이의 83년작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영화관을 운영하는 동숭아트센터 김옥랑 대표(52세)는 『프랑스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나, 영국의 BFI, 일본의 이와나미홀 등에 못지 않은한국의영화명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계 뿐 아니라 비디오업계에서도 예술영화의 정착에 기대를 걸고있다. 백두대간과 비디오판권계약을 맺고 있는 우일영상의 김교문이사는 『국내비디오업계가 흥행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도 보급해야 한다는 생각으 로 판매량은 미미하지만 매달 1편 정도씩 예술영화 출시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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