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전세계 기업들은 개방된 시장에서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앞세워 무한경쟁에 진입했다.
공격적 측면에서는 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제품을 수출할 기회가 무한정 확대돼 경쟁력있는 제품만 있다면 미주·유럽·동남아 등 어디든지 「메이드인 코리아」의 깃발을 날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정부와 금융기관·대기업·중소기업 등「협업적 분업」이 필수적이다.
협업적 분업은 최근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국들의 진출로 장치산업의 한계를 드러내고 주문형 반도체인 ASIC 분야의 육성을 강조하는 데에서도그 중요성을 볼 수 있다. 주문형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주문형반도체를 이용한 응용제품의 개발 및 판매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업체는 어떠한 주문형 반도체를 생산해야 시장성이 있는지 잘 모르고 있으며 국내의 응용제품 개발업체는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한업체가 많지 않다. 따라서 하루 아침에 주문형 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주문형 반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한 ASIC을 이용,제품을 개발해 생산하는 기술집약형 응용제품 개발업체의 성장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기술집약한 중소기업의 육성없이 주문형 반도체의 세계시장 진입이 쉽지 않음을 의미하며 일본 게임기업체의 육성과 미국 컴퓨터산업의 육성이 ASIC분야 발전의 기본이 되었음을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또 주기판·사운드카드·그래픽카드·팩스모뎀 등 주변기기를 개발·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성장없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컴퓨터 제품을 수출하는것은 사실상 무리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국내 대기업 개인용 컴퓨터 수출없이 국내 중소 컴퓨터관련 주변기기 업체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국제경쟁·국가경쟁시대를 맞이해 협업적 분업을 통해 시장개방화시대의무한경쟁에 대비하지 못하면 정부기관·금융기관·대기업·중소기업이 도태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업체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간 경쟁시대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경쟁국은 어디인가. 미국·일본·대만·싱가포르.
국내기업이 외국의 경쟁업체를 이기려면 먼저 주변의 성공한 사례를 꼼꼼히 분석해 보는 것이 순서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중소기업과 정보기기 생산업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위한 정책적 배려가 잘 되어 있다.
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사가 불과 4∼5년 만에 세계 멀티미디어 업계를주도하는 기업체로 급성장한 데는 일차적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띄운 그 회사 자체의 노력이 전제됐지만 국가적 차원의 벤처기업 지원체제가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것이 물론이다.
대만 아즈텍의 경우 국가에서 20% 정도의 지분을 출자한데다 금융기관의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국가·금융기관·대기업·중소기업들은 어떻게 분업적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또 올바른 정책·공동구매·수출판로 모색 등 협업적 분업을 통한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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