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PCS사업권 경쟁..."폭로.비방전"으로 확대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이 한달정도로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이권사업으로 꼽히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 경쟁이 정공법보다는 기술 개발 실적의과대 포장이나 경쟁 업체에 대한 「폭로」와 「비방」 ,「대정부 로비」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과열 경쟁은 기본적으로 사업자 선정일자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긴장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합격자 발표를 앞둔 수험생의 심정에서 불필요한 오버 액션을 취하고 있다는 풀이다.

하지만 이미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고 조만간 시작될 본심사를 앞두고 있는상황에서 벌어지는 이같은 상황이 결코 바람직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업계에서는 국내 통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되는 이번PCS 사업자 선정이 재계의 분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PCS사업권을 둘러싼 업계의 과열 경쟁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는 과대 홍보전이다.삼성·LG·현대등 CDMA 이동전화 시스템 개발3사가 모두 참여한 통신장비 제조업체군 PCS 분야의 경우, 과열의 정도가 극심한 편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에 납품한 CDMA이동전화 단말기의 공급량을 두고도 엄청난 신경전을 벌일 정도다.

통신장비 제조업체군에 사업권을 신청한 모업체가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고발표한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방식의 PCS 시스템의 경우도 대표적인 과대홍보 사례로 꼽힌다.이 시스템은 실상 CDMA방식의 PCS라기 보다는 기존에 개발됐던 CDMA이동전화 시스템의 주파수를 PCS용 주파수 대역인 1.8GHz 대역으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두번째 유형은 경쟁업체의 약점을 들춰내 비난하는 경우다. 최근들어 유포되고 있는 「LG그룹의 데이콤 지분 보유와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선『데이콤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LG그룹은 관계자를 동원해 전체 지분의 33.76%를 소유하고 있어 PCS사업권 신청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업권선정을 코앞에 두고 경쟁 컨소시엄의 최대 약점인 아킬레스건을 건드려 보자는 속셈이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즉각 『LG그룹의 법적인 동일인 지분은 9.35%로 삼성그룹(9.38%)보다 낮다』면서 『오히려 에버넷의 공동 대주주인 삼성과 현대(5.27%)가 가진 데이콤 지분이 10%를 상회,사업권 신청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통신장비 비제조업체군에서 한솔텔레콤(한솔-데이콤)과 글로텔(금호-효성)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뇌물 사건에 대한 상호 비방전도 같은 경우다.

세번째는 공식적인 경쟁에 의한 사업권 획득보다는 대정부 로비나 대규모집회와 같은 세몰이에 더 비중을 두는 유형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주도하는 그린텔은 21일부터 27일까지 대구·대전·광주·부산등 4개 대도시지역에서 대규모 결의 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정치권의 주요인사를 만나 사업권 배려를 요청하는 등 사업계획서 심사를 중심으로 하는 공정한 게임보다는 공개적인 대정부 로비에 주력, 빈축을 사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때 업계의 이전투구식 과열 경쟁에 자제를요청했던 정보통신부는 대단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사업권을 신청한 수험생의 입장인 업체들이 스스로 「판관」의 역할까지 맡으려고 한다』면서도 『심사위원들이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더 우려되는 문제는 이같은 과열이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않고 있다는 점이다.

PCS사업권 경쟁에 참여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경쟁 업체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가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제2·제3의폭로 비방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사업자 선정보다 선정 이후 예상되는 부작용을 무마할 묘안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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