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네 아주머니 두분이 최근 펜티엄PC를 샀다. 한 사람은 국내 굴지의 전자업체 제품을, 다른 한 사람은 「용산PC」를 구입했다.
두 제품 모두 인텔의 똑같은 펜티엄 프로세서를 중앙처리장치(CPU)로 탑재했고 메모리와 하드디스크의 용량, CD롬드라이브, 버스 등 대부분의 장치들이 같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값은 「메이커」제품이 1백만원 정도 비싸다.
유명업체의 PC를 산 아주머니는 용산PC와의 가격차에 대해 자신이 산 제품은 유명업체가 「생산한」 제품이고 용산 것은 「조립품」이라며 『뭐가 달라도 다르니까 값 차이가 날 것』이라고 믿는다.
PC가 생활 속에 상당히 깊숙이 들어온 지금도 이같은 얘기가 심심치 않게들리는 것은 소비자들이 PC를 구매할 때 가격대비 성능이나 확장성·필요성등을 생각하기보다는 인지도와 외관, 약간은 과장된 광고, 그리고 「비싼 것이 좋다」는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는 종종 본인의 주머니를 홀쭉하게 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소비자를 중독시킬(?) 여력이부족한 중소업체들의 기회를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PC는 이제 가전제품화되고 있다. 비싸지만 기능이 많은 고급 가전제품을 사놓고 실제로는 기본기능외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까지도 유사하다. PC는 갈수록 고기능화되고 있으나 사람은 사전에 입력된 정보를 갖지 못한 채 태어나기 때문에 학습을 통해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 때문일 것이다.
계속 파워풀해지는 PC가 「사치성 가전제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또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PC업체들이 사용자를 똑똑하게 만들려는 노력보다는 정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알아서 도와주는 「똑똑한PC」를 개발하는 데 한층 애를 써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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