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의 로스 페로는 지난 62년 단돈 1천달러의 자본금으로 텍사스주에서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스(EDS)社를 설립한다. 당시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잘 나가던 IBM社의 영업사원이던 페로가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숨막힐 정도로 답답한 조직의 생리 때문이었다.
페로는 기회 있을 때마다 IBM이 컴퓨터 위주의 제품 판매정책에서 정보서비스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컴퓨터를 판매하는 것만이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컴퓨터 판매는 물론 이를 도입한 기업들이 컴퓨터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페로의 이같은 주장이 한창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IBM의 경영진들에게 먹혀들었를 리 만무이다.
페로의 EDS가 맨 먼저 사업화에 나선 분야는 당시로선 생소한 정보처리시설 수탁관리(FM)사업. 젊은 페로는 당시 FM사업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기업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이렇게 역설했다.
『고객 여러분, 컴퓨터를 어떻게 업무혁신에 이용할 수 있는지 고심하지마십시오. 고객의 모든 정보처리 업무를 우리에게 맡기면 고객이 모든 업무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효율적인 기업내정보처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페로의 EDS가 이같은 영업전략으로 첫 FM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당시 미국최대의 감자칩 업체인 프리토레이社. IBM은 페로의 이같은 영업전략이 자사의 컴퓨터 판매사업과의 경쟁관계로 판단, EDS의 사업은 자기가 하는 일이무엇인지도 모르는 한심한 사업이라고 떠들고 나녔다. 결국 IBM의 이같은 공세가 역효과를 빚어 월간 5천달러의 서비스료로 감자칩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시스템통합(SI) 사업은 이렇게 태동한 것이다.
EDS는 이후 30년 동안 고속 성장세를 기록, 전세계 41개국의 각종 정보시스템을 운영 지원하는 SI전문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거둔매출액은 무려 1백20억달러. 시장분석가들은 이제 정보통신 분야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성장산업으로 SI분야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30년전 젊은 페로조차 자신이 시작한 FM사업이 이처럼 정보통신 분야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게 될지 상상이나 했겠는가.
경제 많이 본 뉴스
-
1
4인터넷은행 2주 앞으로···은행권 격전 예고
-
2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
3
미국 발 'R의 공포'···미·국내 증시 하락세
-
4
금감원 강조한 '자본 질' 따져 보니…보험사 7곳 '미흡'
-
5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6
이제 KTX도 애플페이로? 공공기관도 NFC 단말기 확산 [영상]
-
7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8
보험대리점 설계사 10명중 1명은 '한화생명 GA'…年 매출만 2.6조원
-
9
[ET라씨로] 참엔지니어링 80% 감자 결정에 주가 上
-
10
메리츠화재, 결국 MG손보 인수 포기…청·파산 가능성에 '촉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