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정보통신.일본 타마노사로 압축

쌍용정보통신이냐, 타마노(옥야)냐. 대한지적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토지정보시스템(LIS) 사업권의 향방이 최근 양사로 압축되면서 지리정보시스템(GIS)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적공사는 국내의 모든 지적도를 전산화해 공급하는 필지 중심의 토지정보시스템(PBLIS)을 구축, 프로젝트를 지난 하반기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내무부의 관할인 지적공사의 PBLIS사업이 관계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것은 국내업체와 일본업체 간의 사업권 경쟁이라는 점과 함께 내무부.전산원.지적공사가 공동으로 끊임없이 노력해 완결한 실험사업 결과가 조만간 결실을 볼 수 있게 되리라는 점, 그리고 일본의 한 무명업체가 지적공사 사업권과 관련해 결선(?)까지 올라왔다는 점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사업이란 점이 중시되어서인지 지난해 말 실시된 1차 설명회와 사업자 선정과정에는 세일정보통신 등 3사가 개발한 국산 GIS툴 "제리스"를 비롯해 미 ESRI사의 "아크인포", 제나시스의 "제나맵", 영 레이저스캔사의 "고딕", 일본 타마노사의 툴 등이 동원됐다.

일본의 타마노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 대리점들을 가지고 있는 상황.

지적공사는 이들 툴을 가지고 한전.국방과학연구소.SERI.한국전산원.지적공사.내무부 관계자 등 7인의 심사위원이 참여해 이뤄진 작년말 1차 심사에서 우선협상 대상업체로 양사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 2월초 양사는 최종설명회를 마쳐 이제 PBLIS사업은 말그대로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GIS업계는 지적공사의 최종 결정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가운데 이 사업에 한 무명 일본업체가 끼어든 것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시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일제가 우리나라의 재산권 강탈 등 식민통치를위해 만든 지적도 전산화를 또다시 일본사람에게 맡겨야 하느냐는 감정적인측면이 내재돼 있다.

더욱이 대한지적공사 측은 필지 중심의 PBLIS사업참여 제안요청서에서"소스를 구입해 국내에서 사용되도록 함은 물론 세계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소스를 달라는 것 자체가 GIS툴 개발업체와 사업을 공동으로 해야 한다는내용에 다름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한 것과 같다. 더구나 지적공사는 비영리기관인데도 이같은 조건을 제시한 것은 영리를 추구한다는 비난을 듣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국가GIS 기술개발사업을 위해 소스를 제공키로 한상황이어서 문제가 없으나 타마노를 제외한 국내외 기타업체는 참여하고 싶은 욕구로 명함은 내밀었으나 이같은 조건에 가로막혀 사실상 배제당한 꼴이됐다.

그러나 업계의 관심은 쌍용이 국내업체고 타마노가 일본업체라는 점을 떠나서 과연 타마노가 GIS전문업체로서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가진 업체인가라는 점에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의 툴을 본 업계 전문가들은 타마노의 툴이 세계 유수의 툴보다 높은점수를 받은 것은 꼭 제품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지적공사의 사업자 선정조건에 소스를 반드시 제공하라는 조항에 부합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있다.

이에 대해 국내 GIS업계는 내무부와 지적공사가 소스를 제공하는 업체를선정한 후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 쓰겠다는 의욕이추후지원의 안전성이나 국가 GIS구축과의 연계성 면에서 과오를 범할지도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지적 중에는 하고 많은 세계의 GIS업체 중에 어째서 유독 지난94년에 말썽이 났던 타마노가 또다시 등장해야 하느냐는 점도 들어 있다. 타마노사는 당시 내무부.지적공사가 공청회 등의 공개절차 한번없이 사업자로내정했다가 여론에 밀려 일단 유보했던 업체다.

지형도 중심의 국가 GIS구축사업과는 달리 지적도 중심의 GIS사업을주장하고 있는 내무부 및 지적공사의 PBLIS는 최근 일본의 "독도망언"이 연일 터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해 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타마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모업체의 한 관계자는 "타마노사가 PBLIS사업의 컨설팅분야에 참여한다면 그래도 수긍이 갈 만하지만, SW 소스를제공할 업체로서 선택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지적공사는 지난 94년말 자체적으로 LIS사업을 위한 내부준비를진행하다가 한차례 유산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PBLIS에 유달리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적공사측 LIS사업 관계자는 "지난해 캐나다.미국.호주.일본 등을 포함한 국내외 15개 업체들에 대해 1차 참여요청을 했을 때도 선정위원회에서엄선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쌍용.타마노 양사가 선정될 때도 각계 인사들을초빙해 참여시키는 등 객관성 유지에 최대한 노력했다"며 "모든 것은 사업이진행되는 결과가 말해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지적공사 측은 최종사업자 결정은 양사관계자와 추후 지원문제 등을토의하고 나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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