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호기자
전사원을 연결하는 기업내 정보네트워크가 새로운 경영무기로 부상한 지도이미 여러해.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이 네트워크의 도입이 수난시대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형 제약회사의 영업부에 근무하고 있는 A씨는 능력을 인정받는 부장으로직원들의 업무를 친절하게 잘 돌봐주기로 유명한 인물. 때문에 A씨는 지금까지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당당하게 회사생활을 계속해 왔다. 이런 A씨가주위직원들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한 것은 3개월전 1인당 1대씩 전사원에게 PC가 배정되고 회사전체에 정보네트워크가 깔린 다음부터였다.
처음에는 전자메일로 연락을 취하는 정도여서 시스템 관리담당자와 부하직원의 도움을 받아가며 겨우겨우 업무를 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영업일지.경리.배달연락 등 모든 업무가 PC를 이용해 추진되면서부터 PC에 익숙지못한 A씨는 혼란에 빠졌다. 직원의 도움도 하루이틀이지 점점 도움을 청하는일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같은 부하직원에게 같은 내용을 물어봐 비웃음을 사는일까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A씨를 위한 사업이 모습을 나타냈다. PC 및 사내네트워크사용자에게 곤란한 일이나 모르는 것이 생겼을 경우 전화로 상담해 주는 전화상담서비스 "헬프데스크"가 그것인데, 이 서비스는 컴퓨터와 네트워크 전문가가 전화로 사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고장이 날 경우 수리도 해 준다.
"헬프데스크"에 접수된 상담내용을 보면 "한자변환이 안된다", "보존한 파일을 찾을 수 없다", "접속이 안된다", "송수신이 안된다" 등인데, 대부분고장의 경우보다 초보적인 SW, HW사용법에 관련된 문제였다.
일본 유니시스가 지난해 2월 "헬프데스크"를 상품화했다. 현재 약 20여개사와 계약을 맺고, NTT의 프리다이얼서비스(수신자부담 전화서비스의 일종)로상담을 받고 있다.
일본 디지털이퀴프먼트사(DEC)도 지난해 4월부터 "헬프데스크"와 비슷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화상담 이외에도 보다 전문적인 방문상담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PC리스요금속에 헬프데스크 기능을 끼워 파는 패키지상품도 고안했다.
양사 뿐아니라 이 분야에는 신규 참여업체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에서 이미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외국계 컴퓨터업체들과 서비스를 상품화하는 정보시스템판매회사, 그리고 일본 컴퓨터생산업체들까지 이 사업에참여했다. 이들은 주로 더욱 전문적인 "LAN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문가를 계약업체에 상주시키는 "직원파견"형과 회선을 통해 원격관리하는 "리모트감시"형 2가지 방식이 있다.
최근 많은 LAN관리 서비스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리모트감시"형으로, 집중감시센터를 설립해 여러 기업의 LAN을 동시에 감시할 수 있어 "직원파견"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을 싸게 책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본 화장품전문 생산업체인 시세이도의 선전부는 디자인시스템을 독자개발했다. 매년 네트워크 규모가 커지면서 공장과 해외지점에까지 확대되기에이르렀다. 시스템부 우에노씨는 원래 차세대시스템구축이 그의 주업무였으나어느새 사원들의 상담역과 유지관리역으로 "직종"이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시세이도는 사내정보 네트워크시스템의 운영관리를 HP(휴렛패커드)에위탁했다. HP는 24시간 체제로 LAN을 "리모트감시"해주고 통신량 등의 통계와 관련자료를 시세이도측에 보고해 준다.
HP뿐 아니라 NEC도 자회사 NEC필드서비스사를 설립하고 LAN의 "리모트감시"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올리베티도 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전용선으로 24시간 접속해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일반공중회선을 통해 원격관리하는 체제를 도입해 타사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제공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서비스들이 등장한 배경으로 급증하는 사내네트워크화 추세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 부족현상을 들 수 있으나, 최근 PC저가격경쟁으로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관련업체들이 PC보급 급증에 따른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네트워크는 여러 업체들의 수 많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조합해사용하는 세계이다. 대형컴퓨터가 중심이 돼온 시대와는 달리 알아야 할 기술이 비약적으로 많아졌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진보속도 또한 엄청나게빨라졌다.
따라서 여러 기업체들의 사내 정보시스템을 관리해야 하는 헬프데스크 관련업체로서는 모든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슈퍼 SE(시스템엔지니어)의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앞으로 이 사업은 정보수집과 교육비 투자가 그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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