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직장인들 사이에 점심식사 때나 일과 뒤의 술자리에서 자주 화제로등장하는 것이 "삶의 질"인 것 같다. 풍요롭고 여유 있으며 인간답게 사는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면 그것은 누구나 향유하고 싶은, 인간의 기본욕구일 것이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보다는 이민쪽으로 이야기를 돌린다. 한때 세월이어려울 때 이민열풍이 유행병처럼 불기도 했지만 요즘도 비교적 많은 교육을받고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입에서 이민 이야기가 오르내린다. 이 땅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나머지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민이 거론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요즘은 60년대나 7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고 있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다. 또 몸담고 있는 회사가 부패한 정치권력과 뒷거래하는 추악한 모습 때문도 아닐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도 예전에 비해선 얼마나 많이 개선되었는가. ▼직장인들의 마음의한구석을 무너뜨리며 이민을 동경하게 하는 범인은 바로 생활의 터전인 회사에서 삶의 기회를 언제든지 박탈당할 수 있다는 불안과 스트레스다. 최근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영혁신으로 회사나 조직은 살아남지만 직장에서 개인의 위치는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삶의 기회(Life Chance)는 삶의 형태(Life Style)를 결정하고 그것은 결국 삶의 질로 이어진다. 이제 삶의 질향상에 정부는 물론이지만 기업체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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